대리기사(Replacment Driver) 셋째날 #3-1

이 얘기는 사실기반 소설입니다
특정지역과 이름은 사실과 관련없습니다

---

비트가 올라서 그냥 편안히 잠이나 자고 출근하려 했는데 온 대한민국이 사상초유의 게이트 사건으로 난리가 났다.
예전부터 2007년 당원이 밝힌내용이 이제서야 불거진것이다. 그것도 전혀 관계없는 조폭 도박 사건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밝혀진상황. 오히려 그때 당사자는 역고소를 당하고 신변의 위험을 느껴 동남아에서 살고 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얘기가 나온다.
힘이 빠지고 뭘 하고자 하는 의욕도 사라진다. 근무를 하는건지 뭘 하는건지 밥맛도 없고 무기력감만 든다.

비번일때 아는 선배를 만나서 술한잔 약속을 잡았다. 자칭 의리의 부산 갈매기다.
오자마자 그럴줄 몰랐다는둥 실망이네 어쩌구 저쩌구 먼저 떠든다. 10년전부터 얘기할때는 무조건 그럴리 없다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감싸더니만 ....

술이 좀 들어가니까 나도 얘기가 좀 나온다.
"거 무조건 감싸더니만 ,사람 하는얘기듣지도 않더만 이제와서 태세전환은 뭐여"
" 내가 알었냐? 나도 실망이 크다"
" 맨날 우리가 남이가 찿더만, 의리의리 따지고....아니 백날 의리는 이럴때 감싸주는게 의리아뇨? 우리가 남이가는 의리가 아니고 비리에요"
........
"끈끈하기는 개코나 , 연설할때 보면 얼마나 한심한지 못느끼나. 나이먹고 사람보는눈이 그거밖에 안돼요? "

뭔소리를 하는건지 ..왜 내가 그 선배탓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묵묵히 듣고만 있다가 잔만 기울인다.
툭하면 부산 자랑하는게 맘에 안들었나보다. 아니면 그쪽지방 사람들이 서로 챙겨주는게 아니꼬왔는지도..어쨋건.. 술판 분위기가 개판이 됐다.

나와서 담배한대 피는데 따라 나온다.
"왜 그러는데?"
"미안해요. 요며칠 미쳤나봐 . 그냥 다 남탓같고 그러네"
"니가 존경했던 돌아가신그 분도 경상도잖아. 지금 그쪽 계신분도 경상도고 "
"누가 뭐랍니까"

괜히 그쪽사람들이 밉다. 그래도 뭐라 안하고 혼자 꿍얼대는데 다 들어준다. 내가 뭐라 할꺼 대충 예상했나보다.
술도 별로 안먹었는데 취한다.
"미안해요. 괜한 술꼬장이나 부리고"
"우리대학교 교수들, 후배애들 제일먼저 시국선언한거 모르나 "
할말이 없다. 내가 나온 대학은 뭐 했다라는거 들어본적도 없다. 취업하느라 자격증 따거나 학점관리 토익공부 하겠지.
이런 부분이 답답한건지도.

"이번에 같이 가자"
"애 봐야 돼요"
"마누라 아직도 애 안보나?"
"상황봐서 애 데려 갈수 있음 같이 가요. 근데 개 돼지가 평화시위 백날 해봐야 "

대충 마무리 짓고 멍하니 나왔다.
주말이라 어찌저찌 하루를 보내고 친가에 애를 데리고 들어가는데 어머니가 반겨주신다.

"아 유 뉴스보니까 아주 난리야 난리 "
" 웬일이에요 . 맨날 칭찬만 하시더만 "
"아주 불쌍해 죽겠어 그냥. 주변에 나쁜 사람들만 있어서 순진한 사람 꼬드기고 ...얼마나 힘들거야 "

내가 미쳤지 여길 오다니. 장모님은 그나마 사태파악이 되시는 분이니 처가를 갈껄.
혹시나가 역시나다. 그냥 귀를 닫고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듣는것도 피곤하다.

일어나니 문자가 와있다
'야 대리는 그냥 나혼자 할란다 '

이건또 뭔소린지. 얘기나 들어봐야 겠다.
만약 안하면 그동안 쉬었으니 비번때 다른알바라도 해야지 ...내 아들놈 승마시킬수도 없고 덴마크에서 밥멕일수도 없으니 이거라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