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Replacment Driver) 첫날 #1-1

in #kr8 years ago (edited)

이 얘기는 사실기반 소설입니다
특정지역과 이름은 사실과 관련없습니다


A Proxy Driver?
Replacment Driver?

영어로는 정확히 무슨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태그에 넣기위해 찾아 봤을뿐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난 내가 대리를 뛰게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적어도 뉴스에 나오는 손님과 대리기사의 시비거리가 남의 얘기인줄로만 생각하고 대리기사를 부르면 불렀지 내가 그 당사자가 될거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었다.

혹시나 아는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그럴경우 너스레 떨며 넘어갈것인가
아님 창피한 굳은 얼굴로 손님을 받을것인가.
싸움에 휘말리지는 않을까.익숙치 않은 차로 운전할때 사고가 나면 어쩌나,
혹시라도 발생할 어린친구의 모욕을 견딜수 있을것인가.
군대도 다녀오고 일하면서 많은 꾸지람도 들었지만 선뜻 이일에 나서기는 어려웠다 . 뭔가 이질감이 드는 창피함이었다.

물론 대리 기사일이 부끄러운 일은아니며 지금도 수많은 대리기사님이 밤에 일하고 계신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 일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자존심이 강했던 나에게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의 충격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나약한 내 자신이 한심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리라...회사에 들어가면 적어도 걸러진 사람들을 만나겠지만 오만가지 인간들을 상대해야하니.

난 낮에도 일을 하지만 격일이다 보니 하루24시간 근무 , 하루 비번 이런식이다.
그런데 24시간 근무도 새볔에 쪽잠을 잘수는 있다. 아직은 몸이 견딜만 하다

견디기 어려운건 자라는 아이를 보며 내가 해줄수 있는거라곤 내가 할수있는한 최대한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내 아이 입에 한숟갈 넣어주고 내 아이 몸에 옷하나 입혀줄수 있는게 다라는 사실이다.

월급인상과 물가 상승률 , 전세값 상승은 전혀 관련이 없었다.
무슨 경제법칙같은거 대한민국 안에서 만큼은 다 개소리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아이들 공부를 독려하기 위해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수 없다." 라는 말을 즐겨했다. 공부를 열심히 즐기는 경지까지 해서 돈많이 버는 의사, 판사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자주 말했었다.

지금은 "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수 없으며 즐기는 사람은 재벌 아들을 따라갈수 없고 재벌아들은 친일파 후손을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따라갈수 없다"는 말이 있다는 것을 그분들은 전혀 모르겠지.
또한 대다수 당사자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절대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와이프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난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고있다.

성실하게만 살면 잘 살수 있다는 어른들이 말이 틀렸다는걸 내 몸으로 증명하고 있으니 더이상 남의 말이 잘 귀담아 들리지 않는다.

내친구는 아파트 프리미엄 하나 팔아서 내 연봉 2배를 벌었다. 아마도 그 친구는 나보다 2배는 성실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아무렴 대한민국인데 오죽하려고.

밤에 대리기사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도저히 손님을 받을 만한 용기는 나지 않았다.

다행이 대리기사가 콜을받고 다음콜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꽁지타기'가 될수 있었다.

대기기사가 손님차를 몰고 가면 그 뒤를따라가다가 손님내리면 대리기사를 픽업해서 다음 콜장소까지 데려다 주는 일이다.
요즘 술먹은 사람과 시비가 많아서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도와주거나 동영상도 찍을 필요성도 있을것이다.
서울은 셔틀이 많아서 대리기사 들을 픽업해 준다던데,그래도 기동성이 더 중요해서 이렇게 2인1조로 하기도 한다

아는 형덕분에 그나마 일거리를 잡을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러면 손님과의 마주침도 없고 나는 아는사람 태우고 계속 운전만 하면 된다. 그나마 내 자존심과 타협점을 찾은것이다.

내가 이동할동안 그형은 잠깐 내차에서 눈을 붙이고 쉰다.

대리장소는 성남으로 정했다. 판교에 테크노밸리라던가 회사와 유동인구가 엄청나게 많아지고 유흥, 먹자골목도 형성되어 있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김영란법때문에 유흥문화가 줄어들어서 대리기사까지 힘들어 졌다고 하던데 성남은 제외인것 같았다.
오히려 기자분들이 그동안 받았던 접대를 못받으셔서 그런지 툴툴 댄다는 내용을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다. 어차피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기자나 기사가 몇개나 되려나 싶다.

손님을 받으면 그 형이 운전해서 대리뛰고 내가 그형을 다음장소까지 계속 따라다니기로 하고 수수료 20%를 제외한 수입은 5:5로 나누기로 정했다. 대신 술먹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니 팁은 그 형이 전부 가지기로 했다. 나로써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팁이 많이 나오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해보면 알겠지.

밤 10시에 성남에서 형을 만났다. 이미 대리회사에는 형이 등록을 한것 같았다.
등록과정같은건 잘 모른다.관심도 없는게 난 등록도 안되있다.
말이 좋아 기사지 난 그냥 내차 몰고 운전하는 사람일 뿐이다.

거리에서 두리번 거리며 담배를 피고 있는데 첫 콜이 떳다 ..........

Sort:  

다음 posting이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재밌네요 ㅎ 다음 편 기다릴게요!

보잘것 없는글 좋게 봐주셔서감사합니다.

designated driver 라네요.

다 맞는것 같긴 하네요~ 미국엔 대리운전이 없는것 같아요 ㅎ

땅이넓어서...갔다가 올려면 암담해서 그런것이라 생각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3
JST 0.027
BTC 61152.47
ETH 2665.18
USDT 1.00
SBD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