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돼지의 일상#1(I'm Dog or Pig .. Whatever)

자고 일어나면 말도 안되는 뉴스에 상실감과 무력감이 온몸을 휘감는다.
그래도 밖에 나가면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가게하시는 분은 닭튀기러 , 커피 볶으려. 가게 셔터를 올린다.
회사원들은 깔끔하게 차려입고 출근 버스에 몸을 맡긴다.
내가 이상한건지 왜 나만 무력감이 이렇게 큰걸까.
정신과병원에도 들려봤다. 내 말을 들어주기만 하는곳 아닌가. 여성에게는 들어주기만 해도 풀린다는데 내 우울증은 그거랑은 좀 다른거 같다. 말하면서 자꾸 이게 아닌데 싶어 한번가고 말았다.
위안화가 떨어져서 비트가 오르고 몇만원 버는것도 좋은데 뭔가 일이 안잡히고 목표를 잃은 것 같은 요즘이다.

두번째 직장을 퇴사할때와 상황이 너무 닮았다.
오너 여동생이 내가 속한팀 최고 이사였다. 적어도 회사 망할때까지는 있겠구나 싶어 옮길때 나름 기대한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뒤에 있는 외부 이사 한사람이 이쪽판을 잘 모르는 오너여동생을 뒤에서 조정하는 꼴이란....
그래도 참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본인 나와바리를 확실히하기위해 만만한 사람을 밟아제끼는데 그 당시에 당한걸 생각하면 멸시와 모욕감이란 참 이럴때 쓰는거구나 싶었다. 왜 그렇게 오래 참았을까...마누라 뱃속에 애기 때문이었나.
나올때 모니터를 얼굴에 던지고 나오지 못한게 아직까지 한이다. 분당에 산다니 언젠가는 만나서 기회를 한번 주겠지..
이젠 더이상 상사가 아닌상태에서 다 띠고 한번 만나기를 고대하면서 산다.
우연히 홈플러스나 뭐 그런데서 만나면 이제는 아주 반가히 얼굴과 몸을 맞아줄것이다.

비번일때 대리라도 뛰어볼까 했더니 아는 형은 혼자 하겠다고 한다. 머 그러던가.
다음날 연락이 왔는데 혼자 뛰면서 기동성을 위해 접는 1인용 스쿠터를 장만해서 뒤에 싣고 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머리에 총을 맞었나.아니 누가 그걸 실어주나.
안그래두 그것때문에 다시 중고나라에 내놨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어이없어서 웃을래다가 뉴스가 더 웃겨서 웃음도 안나온다

토요일 세살짜리를 들쳐메고 지하철에 올랐다.
모란역에서 의정부 , 갈아타서 광화문 ....한시간 좀 넘게 걸린다.
아직 시간이 이른데 9번출구는 혼잡하니 다른 출구를 이용하라는 반복되는 역무원의 방송이 귀찮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니 젊은이들이 자리잡고 올라가는 사람마다 하이파이브를 한다.
애를 들쳐메고 있어서 못했는데 첨에는 무슨 광고인가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애는 낮잠시간이라 울면서 생난리.
우량아라서 더이상 유모차가 맞지를 않아 업고 왔는데 이래저래 고욕이다.
사진몇장 찍고 동영상 좀 찍고 나중에 너도 여기 있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광우병때도 집회에 나왔었는데... 그때같은 액션은 없기를 기대하며 지하철 끊기기전에 돌아왔다.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 전혀 없을것 같아 불안감만 쌓인다. 그리고 그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결코 하야하지도 퇴진하지도 않을것이라 한다.

끝을 알수없는 비리가 연이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데 나온대답이라곤 저게 다다.
이상황에 문재인 안철수를 까는 인간들은 대체 뭔지. ...정말인지 제정신인가 싶다.
일단 범법자를 좀 잡고 나서 그 수사가 제대로 되길 바라는게 순서 아닌가. 이미 포기해서 그렇다면 그건 그거대로 절망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