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 닥친 포방터시장 근황 (+돈가스집 사장님 인터뷰)

in #kr6 years ago

최강 한파가 몰아 닥친 28일, 서울 홍은동 포방터시장이 하루를 여는 모습은 어떨까.

이날 서울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세밑 한파가 닥쳤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등장하며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던 포방터시장에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출연 이후 첫 겨울을 맞은 포방터시장을 찾아가 분위기를 느껴봤다.


이하 김원상 기자

포방터시장은 인근 주택과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찾는 평범한 시장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추웠던 날 이날 오전 포방터시장은 한가로웠다.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열기 전이었다. 몇몇 식당들은 분주하게 재료를 손질하거나 청소하면서 점심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골목식당' 시청자들에게 희로애락을 안겨준 '홍탁집'도 마찬가지였다. 홍탁집은 문을 걸어잠그고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게 안쪽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홍탁집은 점심 메뉴로 오전 11시 30분부터 닭곰탕을, 저녁 메뉴로 오후 5시부터 닭볶음탕을 제공한다. 가게 창문 밖으로 닭을 삶으며 생긴 듯한 김이 뿜어져 나왔다.

같은 시각 백종원 씨에게 솔루션을 받은 포방터시장 '막창집', '주꾸미집' 모두 가게 오픈을 앞두고 한적했다. 두 곳 역시 방송 출연 이후 큰 인기를 끌었다.

백종원 씨가 극찬하면서 SNS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돈가스집' 주변도 한적했다. 이날 손님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식당 앞에는 벌써 번호표가 마감됐다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가게 안에는 돈가스집 사장 김응서 씨가 일하고 있었다. 김응서 씨는 주방에서 튀김용 기름과 돈까스 반죽을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손님들이 새벽을 가리지 않고 줄을 서서 번호표를 기다리는 식당에겐 한파는 여러 걱정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겨울을 맞은 돈가스집 얘기를 김응서 씨에게 직접 들었다.


개점 준비 중인 김응서 씨

가게가 유명해지고 손님이 늘면서 김응서 씨는 얼굴엔 기쁨보단 시름이 엿보였다. 겨울철 추위 때문이었다. 김 씨는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던 이번 밤사이에도 손님들은 여느 때처럼 새벽 1시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김응서 씨는 10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기다리는 손님들 생각에 "퇴근해 자면서도 자는 게 아닐 정도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응서 씨는 과도한 대기 시간이 없으면서도 모든 손님에게 공정한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 김 씨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지만 새벽부터 기다릴 각오로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 방법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번호표 시스템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손님들이 추위에 떨지 않게끔 식당 옆에 자그마한 대기실을 마련해보려고도 했다. 새벽 사이 대기실 관리에 소홀해질 틈을 타서 여러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함부로 대기실을 마련할 수 없었다. 김 씨는 하다못해 돈까스집 인기가 잠잠해질 때까지 잠시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털어놨다.


가게에 걸려 있는 백종원 씨 각서, 양세형 씨 사인, 래퍼 스윙스 사인

김응서 씨는 포방터식당 주변 가게 사장들에게 죄송스런 마음도 있었다. 포방터시장에 있는 여러 건물 2층에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거주지이기도 하다. 심야 시간 돈가스집 앞에서 줄 선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에 숙면을 취하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웃도 있었다. 김 씨는 공지를 출입문에 붙여 손님들에게 새벽 시간에 조용해 달라는 주의를 당부했다.

김응서 씨는 밤낮없이 식당일에 전념하며 본인 몸 챙기기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저희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라는 열정적인 손님들 목소리에 힘입어 꾸준히 돈가스를 튀기고 있다.

올 겨울에도 돈가스집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김응서 씨는 "지금 이대로 방법으로 정직하게 요리할 것"이라며 "가게를 옮기거나 넓힐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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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씨가 정말 좋은일을 많이해요.국회의원이 못하는 서민경제를살리고있어요.

이집은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서도
아예 인터넷 예약제로 가든지 해야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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