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형제상회, 서울식당

날씨가 추워지는 것 같아서 회를 먹으러 갔다. 사실 노량진 수산시장이 아니어도 회를 먹을 곳이야 많지만 새롭게 신시장이 만들어지고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것 같아 깔끔해진 노량진 수산시장을 보고 싶어 굳이 노량진까지 갔다.

당연히 신시장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안내판이 되어 있을거라고 믿고 예전에 구시장 가던 방법대로 위로 올라가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찾았는데 신시장까지 거리가 꽤 있어서 한참 걸었다. 내려올 때 보니까 그냥 아래로 갔으면 금방인 거리였다.

어쨌거나 가려고 했던 형제상회를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깔끔해진 시장 모습도 보기 좋았다. 사실 예전 구시장 시절에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진 못하긴 했다. 새로 생길 시절만 해도 임대료라든지, 공간 크기 문제로 잡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잘 자리잡은 모습을 보니 어느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

회는 모듬회로 2인 4만원짜리로 시켰다. 최소가 2인 4만원이고 2인 5만원 3인 5만원 3인 10만원 등등 조정할 수 있는데 인원수에 따라 양이 정해지고 가격에 따라 어종이나 부위가 정해진다고 들은 것 같다.

생선은 크기가 큰 것이 맛있는 법이지만 2,3 명이 와서 큰 고기 하나만 회로 떠먹을 수 없기에 가족이랑 회를 먹으러 가도 광어 2kg짜리 뭐 이런 식으로 먹었던 것 같은데 형제상회가 큰 고기를 나누어 파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들은 것 같다. 회전율이 좋기에 가능한 방식일텐데 확실히 다른 가게에 비해서 이 곳만 사람이 북적북적했다. 작은 차이라고 볼 수 도 있지만 작은 혁신으로 만들어 내는 변화라고 그 결과까지 작지는 않은 것 같다.

양이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고기가 두꺼워서 양이 적은 편도 아니고 확실히 작은 생선을 얇게 저민 회랑은 다른 맛이다. 수산시장에 와서 생선을 고르고 바가지를 쓸까 경계하며 회를 고르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겠지만 그냥 맘 편히 예약해서 바로 결제하고 회를 가지고 나오는 것도 편한 것 같다.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식당을 고를 생각도 안하고 회를 사면서 추천해준 서울식당이라는 곳으로 갔다. 처음 가는 곳인데 맛은 무난했는데 역시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등 불편한 점은 있었다.

오랜만에 회도 먹고 시장 구경도 하고 주말에는 그냥 퀵으로 시켜먹자는 좋은 교훈도 얻었다.. ㅎㅎ

인상적이었던 점

1. 외국인이 굉장히 많았다. 모두 어리버리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시스템의 부재가 아쉬웠다. 론리플래닛에 소개가 된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구시장 시절에 비해서 외국인의 비율이 눈에 띄게 많았다. 관광 명소가 별로 없는 서울에서 확실한 캐릭터를 가진 노량진 수산시장은 좋은 관광명소가 될 충분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외국인들에게 너무 불친절한 시스템이다. 바가지를 쓸 수 있다는 건 차치하고 식당에 자리가 거의 없어지자 식당에서는 외국인 손님을 받지 않았다. 1층에서 회와 매운탕 거리를 받고 2층 식당에서 먹는 특유의 구조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너무 헷갈리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무슨 생선을 사야 하는지, 얼마나 사야 하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낙지, 멍게등은 무엇이 좋은지, 식당에서 세팅비는 무엇이고 매운탕은 무엇이 좋은 지 등

회와 매운탕 수산시장 시스템 모두가 낯선 외국인 입장에서는 신경 쓸 것이 너무 많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시스템을 잘 정비해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먹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이 너어어어무 많았지만 북적북적 시장 구경한 것 같아 좋았다.

형제상회
위치: 서울 동작구 노들로 688 1층 활어-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