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EPS Growth가 상승하면 PER Premium이 붙어야 하나? (feat. 40배 오른 한샘)

in #kr7 years ago

가끔 주위의 애널리스트분들이나 펀드매니저 분들과 얘기하다 보면 논쟁거리가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EPS Growth와 PER Premium의 상관성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 펀더멘털 분석에 치중된 분들은 EPS Growth가 상승한다고 더 높은 PER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시장의 과열이 불러온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EPS Growth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 쉽게 풀이하면 순이익의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A라는 기업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하게 성장을 한 결과 순이익이 연평균 10%가량 증가했고, 주식시장에서 Earnings의 꾸준함을 인정받아 PER 15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2016년부터 모종의 Trigger로 인해 순이익의 증가 폭이 15% 또는 20%가 되었다면, 부여 받아야 하는 PER도 15배에 프리미엄을 얹어 거래돼야 하는 것이 맞을까?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는 EPS Growth가 상승하면 더 높은 PER을 부여하는 케이스가 많고,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들이 모여 중지가 되면 주가는 박스권을 한 단계 높여 거래된다.

필자는 EPS Growth 상승에 따른 PER Premium 확대를 설명하기에 앞서 EPS Growth가 왜 상승하는지 이유를 먼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EPS Growth, 즉 이익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완벽한 케이스는 비즈니스모델의 변화로 인한 이익의 증가다. 이 사례의 예로 한샘이란 가구회사를 소개해드리고 싶다.

한샘의 시가총액은 2010년 2,000억원대에서 2015년 후반 약 8조원까지 40배가량 올랐다. 이 주가 상승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한샘 차트.jpg

(출처: 네이버)

한샘의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은 기존 B2B의 비즈니스모델에서 B2C로 선회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한샘은 건설사에 부엌가구를 공급하는 특판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높다 보니 국내 건설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건설 경기는 사이클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이익의 변동성이 확대되어 높은 PER을 부여 받지못했었다.

이에 한샘은 회사를 몇 배로 키워줄 비즈니스모델의 개조를 단행한다. 바로 IK 사업이라고 불리는 신 유통구조 전략이었다. 당시 부엌가구 시장에서 브랜드 없는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85%였다. 한샘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07년 10월 IK(Interior Kitchen)이라는 새로운 유통방식의 사업모델을 꺼내 들었다. IK사업은 기존 대리점 위주의 유통 구조와는 달리 한샘의 제품을 인테리어 제휴 사업자 (한샘의 대리점이 아닌 브랜드 없는 부엌가구를 유통하는 업체로 동네 인테리어 가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에게 공급하는 것이었다.

한샘.jpg

기존 대리점이 판매가격을 정해놓고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였다면, IK사업은 인테리어 사업자에게 제품을 공급하면 한샘이 더 이상 판매가에 대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제휴 업체는 나름의 마진을 챙길 수 있었다. 큰 돈을 버는 인테리어 사업자가 생기면서, 이게 입소문을 타고 퍼져 IK제휴 업체들이 전국적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IK 사업 등의 호조로 한샘의 순이익은 2010년 307억원에서 15년 1147억으로 약 4배가량 증가했고, 10배 미만에 불과했던 PER도 고점에서는 40배 이상 받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한샘은 최근에도 리하우스, 중국 진출 등 지속해서 변화를 꽤하고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속해서 변화를 모색하는 회사들을 무척 좋아한다.

그럼 반대로 변동성을 동반한 순이익의 상승을 보여주는 케이스는 무얼까?

가장 쉬운 예가 화학 주식들이다. 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는 원재료 가격에 따라 제품과의 스프레드가 벌어지면서 막대하게 이익을 창출하는 기간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2년가량 증설이 없어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던 PE 제품군들이 그렇다. 그러나 스페셜티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화학기업들의 이익은 조금 더 긴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경쟁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설이나 원재료 가격의 요인으로 수익성의 변동성이 높다.

그럼 화학 기업들이 안 좋은 사이클을 탈피하고 제품의 스프레드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때 기존 5배 받는 PER에 프리미엄을 부여해 7배로 평가해도 괜찮은 걸까? 필자는 이익의 변동성이 큰 회사들이 비즈니스모델 변화 없이 대폭의 EPS Growth 증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PER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너무 적극적인 투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화학주를 플레이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것이 화학주다. 다만,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벨류에이션 과정에서 EPS의 상승에 따른 너무 무리한 PER 프리미엄 부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샘의 예에서도 보신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10배 이상 상승하는 종목은 EPS Growth와 PER 프리미엄의 증가가 동반된다. 이 두 요인이 모두 개선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비즈니스모델의 변화다.

비즈니스모델의 변화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필자는 이 변화를 눈치채기 위해서는 꼼꼼한 뉴스 체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 입장에서 비즈니스모델의 변화를 꾀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다. 오너 입장에서도 일종의 도전이기 때문에 그 시작은 미약해 한 줄 뉴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투자자는 이 부분을 눈치채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먹힐지 미리 계산해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한샘과 같이 수 십 배가 오르는 종목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필자 또한 앞으로 이런 뉴스들을 힘이 닿는 만큼 가져와 소개해 드리려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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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잘 된글 잘 보았습니다.
팔로우 신청 보팅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토요일 저녁 되세요 :)

좋은 기업을 찾는 노력이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진다는 진리인데....
그 좋은 기업을 찾는데 핵심적인 조언이 착 들어 오네요. 감사합니다.^^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끊임없이 눈팅하고 살펴보는 걸 통해서
놓치지 말고 자리에 안착하여
원하는 목표때에 팔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토요일 저녁 되세요!!

KRWHALE태그하셔서 왔어요^^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krwhale 태그 하시면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Voting 서비스인 KRWHALE도 많은 이용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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