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바라보며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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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장의 화두는 현대차그룹이다
꽤 오랫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었던 현대차 계열사 주식들이고, 세금이 많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았던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아무도 관심도 안 가져 주던 현대차그룹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니 투자자들도 각자의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쁜 모습니다. 필자는 연초에도 현대차그룹 관련해서 글을 하나 올린 적이 있는데, 지배구조 관련된 주가 반영은 아마도 오늘 내일이면 대부분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대차 계열사의 사업구조를 하나씩 뜯어보면 의아한 부문이 많았다. 우선 현대글로비스의 사업구조를 살펴보자. 현대글로비스는 매출이 약 15조 가량 되는 대형 물류회사다. 크게 물류와 유통사업 부문으로 나뉘며, 물류 사업 부문은 또다시 PCC(완성차해상운송)와 벌크, 기타해외물류로 구분이 된다. PCC 사업은 쉽게 풀이하면 생산된 완성차를 해외 각국에 해상으로 운송하는 비즈니스이다. 유코카케리어스라는 회사와 협력해서 사업을 같이 진행하고 있고 글로비스가 담당하는 비중이 계약상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17년부터 배선율 비중이 60%로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비즈니스는 매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상당히 마진이 높은 비즈니스이다. 물류 사업부문 내에서 가장 매출비중이 높은 사업은 기타해외물류로 대부분 해외 내륙 운송 매출이다. 즉, 해외 현지에서 육상을 통해 완성차를 운송해주는 비즈니스이다. 마지막으로 벌크사업이 있는데 글로비스에서 확장할 의지가 지금까지는 별로 없었던 사업 중 하나이다.

유통사업 부문은 CKD, 기타유통, 중고차 비즈니스로 나뉘는데, CKD는 Complete Knock Down의 약자로 반조립 제품을 뜻한다. 부품을 수출해서 현지에서 조립하는 경우 관세 이슈 등이 있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서 반조립 제품 형태로 수출해서 목적지에서 조립된다.

위에서 설명해 드렸듯이 현대글로비스의 Cashcow, 즉 주력 비즈니스는 PCC와 CKD사업이다.
PCC사업은 그나마 이해가 간다. 자동차를 실어 나르는 비즈니스는 글로벌 어디를 봐도 꽤 마진율이 높은 사업이다. 하지만, CKD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 아무래도 현대글로비스는 ES가 지분을 많이 가지고 가는 회사로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그 가치를 키워왔어야 했고, 실제로 현대글로비스가 이렇게 성장해온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 지역 거점을 늘려오면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사업부이기도 했다.

오늘 시장 분위기를 보니 현대글로비스에 온갖 미사 수식어가 다 붙어있다.
어제 공시 발표와 관련된 기사들을 보면 현대글로비스가 신사업을 발표하고, 마진율이 뛰어난 현대모비스의 A/S부문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가져오면서 글로비스의 주가를 띄우는데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우선 앞으로 1~2달여간 일어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현대글로비스 합병법인을 최종적으로 기아차가 사고, 대주주들은 이 지분을 팔아서 현대모비스의 존속법인의 지분을 사기 때문에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대주주일가가 가져갈 수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이 상승한다.

그러나 일련의 지배구조 재편과정이 끝나면 어떨까?
이 부분을 아직 언급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럴 것이다. 합병 마무리까지는 몇 달여간의 시간이 남았고, 이를 고민해보는 것 그때부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앞으로도 대주주의 지분이 없는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법인, 즉, 기아차의 밑에 존속회사로 남게 되는 회사의 CKD사업부문이 예전만큼 높은 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PCC사업도 그럴 수 있을까?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이 많이 줄고 재고가 증가함으로써 작년 4분기에는 적자 한번 내본 적이 없는 현대모비스의 모듈 사업까지 cr로 인해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차 계열사 모두 cr을 통해 완성차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는데 글로비스만 제외될 수 있을까? 이번 합병으로 현대모비스의 수익성 높은 AS사업이 붙으면서 세전이익이 높아져 글로비스의 벨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분석들은 필자가 볼 때 좀 어불성설이다.

그럼 반대로, 이번에 마진 높은 AS 부문의 일부를 현대글로비스에 넘겨주고 현대모비스의 투자부문과 현대차 지분 정도만 가지고 있는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은 투자의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질까? 대주주가 가진 것이 현대모비스 존속법인밖에 남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물론 모든 전체적인 그림을 필자가 짜는 것도 아니고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우리가 조금 더 냉철히 생각해야 하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의 중장기적인 주가 방향성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결정하지 못한다. 이는 단기적인 안목이다. 장기적으로는 판매량이 살아나야 하고, 기저효과나 사드 이슈 해소, 유가의 저점 상승, 최근의 자율주행차 실패 등이 현대차그룹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더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으로 생각된다.

시장의 변동성이 심하다. 모두 건승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ps. 윗글의 내용은 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투자에 대한 결정은 제가 드리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하시는 것임을 상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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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전기차 아닌가요? 수소차가 과연 전기차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가? 이 의문이 해결되지 않으면 올라도 오른 게 아니라고 봅니다.

몇년동안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하향 조정되어왔기 때문에 시장에서 무엇보다 바라고 있는 것은 실적의 반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판매량을 언급드린 것이고요 추가적인 벨류에이션 상향은 말씀하신대로 전기차나 수소차가 되어야 겠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수소차는 회사보다는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비즈니스라서 상용화 시기를 속단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정보 잘 보고 갑니다!!^^
보팅하고 가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아침에 잠깐 뉴스에서 봤는데...ㅎㅎ 요즘은 주식을 안하니 관심이 잘 가지 않더라구요~

바쁘셔서 그러실 것 같아요 :) 오늘도 즐거운 일들이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좋은글감사드려요

제가 더 감사합니다. 자주 오세요 :)

현기차..
말많고 탈많아서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

기업은 이익을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과연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게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이번 지배구조 재편은 시장에서 예상 못했던 방식이에요. 대주주가 세금을 듬뿍 내거든요. 그 부분에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균형을 맞춰줬다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예상 못할 일은
하늘의 별만큼 많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으니...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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