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세계여행소식]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핸드폰 떨군 이야기 (feat.함피)

안녕하세요. 세계 여행중인 키만과효밥 (@two_hs)입니다. 실시간 세계 여행 소식을 올리러 왔는데,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오늘은 실시간 슬픈 소식입니다..

아직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고 기분 좋을 때.. ㅋㅋㅋ

저희는 코임바토르 대도시에서 버스로 장거리 이동을 한 후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등재된 함피라는 곳에 왔습니다. 히피들의 성지로 유명하다는 함피! 남인도 여행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파다한 함피!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함피! 저희는 그런 함피에 마음도 빠지고 핸드폰이 빠졌습니다. (허망... 눈물을 닦고.. ㅜㅜ)

사건은 함피에 도착한 첫 날 벌어졌습니다. 밤버스로 이동하느라 피곤했던 저희는 숙소에서 샤워하고 아무것도 못하고 기절해있었어요. 그래도 함피에 도착한 첫 날이니 여행자들이 극찬한 선셋 포인트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은 웅장함이 있어요! 이건 눈으로 직접 봐야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의 인도 왕조의 터가 저희를 맞이하더군요. 정말 어디서 이런 돌들로 쌓아올렸는지.. 올라가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저희도 다른 여행자처럼 돌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큰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선셋을 기다렸습니다. 이때 그냥 얌전히 선셋을 기다려야했었는데.... 높은 곳에서 데이터가 터진다는 말에 핸드폰을 만지는 순간.... 제 핸드폰이 바위 아래로 또르르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바위와 바위 사이에 핸드폰에 끼어있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폰을 주우러 갔는데.. 이게 왠일....

돌 사이에 빠진 폰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틈새로 제 폰이 자유 낙하를 했네요. 바위 높이 보이시나요? 팔도 안 들어가고, 들어간다고 해도 절대 주울 수 없는 높이입니다. 선셋이 내려오기 시작하고 저희 얼굴엔 절망이 내려왔습니다.

폰이야 다시 새로 산다고 치면 되는데.... 저기 저 폰에는 한국 유심과 더불어 저희 여행 자금을 꺼낼 수 있는 otp 가 연동 되어있었습니다 ㅠㅠㅠ 저희 저거 없으면 여행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최악의 사태...... (한국으로 강제소환이라니!!)

갑자기 다가온 인도인들 " 무슨일이야?"

주변의 나뭇가지들로 긁어서 꺼내보려고 해도 소용 없어서 멘붕에 빠져있는데... 역시 오지랖의 나라 지나가던 한 무리의 인도인들이 오더니 저희에게 무슨일이냐 묻습니다.

"무슨일이야? 친구? 돌사이에 뭐 빠뜨렸어?"

"응 우리 핸드폰이 빠졌어 ㅜㅜㅜ 망했어 우린ㅜㅜ"

"오 걱정하지마! 빼낼 수 있어 노프라블럼!!!"

“노 프라블럼!”을 외치며 도와주겠답니다. 나도 안 되는데... 너네가 어떻게 하니.....

1차. 핸드폰 구출 대작전

긴 나무 막대기를 두 개 연결해서 긁어보았습니다.
간신히 핸드폰에 닿긴 하지만 나무 막대기끼리 힘을 못 받아서 실패.

2차 핸드폰 구출 대작전

한 인도인이 어디서 진짜 긴 나뭇가지를 구해왔습니다. 저는 그 긴 가지를 들고 바
위틈을 쑤셔 보았지만 실패.... 제 등 뒤에서 선셋은 아름답게 지고 있었습니다. 해가 떨어지면 무조건 내려가야해서 촉박해지더군요.

3차 핸드폰 구출 작전.

제 발끝이 보이나요? ㅋㅋ 조금씩조금씩 돌 밑으로 기어 들어갔습니다

제가 밑에서 쑤시고 위에서 핸드폰을 제 방향으로 쳐주는 작전으로 바꿨습니다. 뒤에서 인도인 아저씨가 “you can do it!" "slow slow~" ”good~ its easy~" 라고 하면서 응원을 해주기 시작했어요. 저혼자였으면 바위 틈까지도 못 들어갔을텐데... 아저씨가 뒤에서 계속 응원해주니 제 온 몸이 바위 틈으로 들어가더라구요 ㅋㅋ
그렇게 위에서 쳐주고 밑에서 제가 긁고 결국 핸드폰을 꺼냈습니다!!!! (만세!!)

정말 제일처럼 도와준 인도인 덕분에 폰도 무사히 찾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

결국 이렇게 핸드폰을 찾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스토리였습니다... 하하.
사실 요즘 인도를 여행 중이다보니 인터넷이 안되는 지역이 많다보니 스팀잇에 접속을 거의 못하고 있네요.
곧 조지아로 넘어갈 예정인데 그 때부터 좀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여행도 좋지만 조지아에서 자리잡고 밀린작업들과 함께 뭔가 재밌는 일을 만들고 싶은 요즘이네요.

참! 핸드폰은 다행히도 액정이 조금 깨졌고, 작동은 이상없이 잘 된답니다. 후후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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