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교체

in #kr8 years ago

어제는 하루 종일 잠만 자던 삼촌이 기력을 회복하셨는지 고스톱 한 판 치자고 하셨다. 삼촌이랑 사촌동생 인철이랑 어머니와 내가 드디어 고스톱 1차전을 벌였다. 지난 번에도 썼지만 난 친척들하고 치는 게 사실 재미도 별로 없고 다리도 너무 아프고 그래서 자주 죽거나 광을 판다. 크게 맞지만 않으면 그럭 저럭 시간을 버티며 All-in 당하기 전에 오래 버티는 게 목표인데, 공교롭게도 흔들고 쓰리고에 광박, 피박으로 초전에 박살을 냈다. 이후 상황은 굳이 설명하지 않으련다. 여유 있게 광팔고 죽으면서 약 올리면서 ㅋㅋ 초반에 왕창 따 놓으면 그 날은 결코 잃지 않는다. 4~5시간을 치고나서 삼겹살을 10만원치 사서 구워 먹었다. 

우리 친척들이 좀 많이 먹는다. 덩치도 크다. 인철이는 190에 수연이도 180이 넘고, 삼촌도 한 먹성 하고, 그러다 보니 한 번 왔다 가면 우리집 잔반이 모두 거널난다. 오늘은 어릴 때 보고 못 본 우리 어머니와 나이 차이 얼마 안나는 친척형을 30년만에 봤는데, 벌써 손주가 있다더라. 옛날에 봤을 땐 청년시절이라 그랬는지 잘 생기고 키도 큰 멋진 형이었는데, 이젠 60이 다 되어가는 키가 생각보다 작은 중년의 모습이다. 여하튼 밥 먹고 커피 한 잔 하고 선수교체를 했다. 1차전에서 서로 딴 돈을 돌려주고 2차전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내 방에 들어와 학원관련 작업을 조금 하고 이렇게 또 글을 쓴다.

오늘 썰매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봤다. 화려한 시상식에서의 모습 이면에는 5년 간의 처절한 고통과 훈련의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이면 속에는 그렇게 도약하기까지 움츠리며 기량을 연마한 긴 시간이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도 모두 그리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비록 멋지게 시상식까진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꿈을 향해 기량을 열심히 갈고 닦는 모습. 

제목이 선수 교체인데, 나도 언젠간 선수 교체가 될 운명이다. 나이가 더 먹고 학생들에게 강의가 먹히지 않을 무렵이 되면 나보다 나은 선수들로 팀을 다시 구성해 그 팀을 열심히 조련하고 훈련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미리 그 준비를 지금부터 하고 있다. 아직은 그래도 내가 강의하는 게 여러모로 효과가 더 있긴 하지만 그 이후를 대비하지 않으면 먹고 사는 문제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난 동업자들을 될 수 있으면 많이 만들고 싶다. 나의 노후보장을 위해서도 그렇고, 다른 이들의 성장을 이끌며 도와주는 역할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끼 있고 열정적인 젊은 강사들을 선호하는 편인데, 우리 업종이 비인기종목에 해당하는 업종이라 선수가 흔하지가 않다. 

그리고 또 하나 부족한 게 있다. 나 자체가 준비가 덜 된 사람이다. 어디에 내놓고 이런 일을 한다라며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정도의 위치와는 거리가 멀다. 소규모의 영세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 아직 갈 길이 너무나 멀다. 아마 화려한 시상식과는 거리가 먼 삶을 계속 살아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의미있고 보람있게 부지런히 기량을 연마하다 보면 큰 기회도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고, 지금이 바로 그런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작년 설에는 모든 게 불안했다. 비록 잘 할 수 있을 거라 스스로 용기를 불어 넣고, 가족들과 지인들도 응원해 주었지만 그 불안감은 늘 가시지 않았다. 지금은 작년보다 모든 여건이 훨씬 좋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마찬가지로 불안하다. 그래서 스스로 계속 용기를 불어넣으려 애를 쓴다. 함께 일하는 이들의 능력을 믿고, 열심히 서로 보완하며 나가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리고 그런 기대감과 희망을 이렇게 글로 남겨보면서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기도 한다. 

멋지게 기반을 닦고 새로운 선수들이 기량을 갈고 닦아 훨훨 날아다닐 수 있게끔 여건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나도 아직 젊으니 만개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올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며 계속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겠단 생각도 한다. 

나태하지 말자. 그리고 너무 욕심내지도 말자. 스스로 즐겁게 살다 보면 분명 좋은 일들이 펼쳐지리라 생각하며 이렇게 홀로 넋두리를 해본다. 

PS 2차전은 아마 새벽까지 이어질 듯 싶다. 영화를 한 편 더 보든, 책을 읽든 재미있게 연휴를 즐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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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명절다운 느낌이네요~~ 4~5시간 고스톱은 어마어마하네요. ㅋㅋ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2박 3일도 치는 선수들입니다. ㅋ 가즈앗!!! ^^

나태하지 않으니 욕심은 조금 부려봐도 되지 않을까요. 제 요즘 마음입니다. 하하

ㅋㅋ 조금 부리는 건 애교로 봐줄 수 있죠~ 좋잖아요.. 가즈앗!!!

에이 아직멀으셨는데요 뭘ㅎㅎ

고스톱한판에 배까지 든든하게 채우고 ㅎㅎㅎ완전 꿀연휴답네요 ㅎㅎㅎ푹쉬세용

술을 좀 마셨더니 어지럽네요 ㅋ 한 숨 자야겠습니다~ 쉬즈앗!! ^^

내가 좋아하고 보람되는 일을 찾았고,
또 그것을 행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의 성장을 도와주는데에 보람을 느끼시는 그 마음이 참 멋진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우리 새해인사는 이미 나누었으니.. ㅅㅅㅅㅅㅅ 가즈앗!!! ㅋ

저도 고스톱 선수입니다만 ㅋㅋ 쓰리고에 광박 피박은 우훗후! 주무시면 안됩니다 ㅋㅋ

ㅋㅋ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가즈앗!! ^^

북적북적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네요. ㅎㅎㅎ

이제 모든 판은 끝났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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