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고비를 넘기면 평안이 찾아와요!!

in #kr7 years ago

날씨가 후덥지근한게 정말 짜증이 많이 나죠? 오늘 불금인데, 날씨가 안 도와주네요. 장사 하시는 분들은 이런 날씨 싫어하실 듯 합니다.

이제 시험대비가 다 끝나서 내일은 오랫만에 우리 선생님들 토요일 수업이 없어서 모두 쉽니다. 운영진 두 명만 출근을 합니다. 

오늘은 고비를 넘기면 평안이 찾아온다는 주제로 간단하게 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영어는 과목특성상 한 번에 점수를 올리기가 힘든 과목입니다. 특히 고등학교 과정은 더 그렇습니다. 

그나마 중학교 때는 시험에 나오는 문법사항이 정해져 있고, 거기에 맞추어 영작연습을 부지런히 시키면 되고, 독해지문도 난이도가 높지 않아 단기간에도 점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어를 보고 읽을 줄 아는 정도는 되어야지, 철자로 단어를 외우는 실력으로는 중학교 과정에서도 단기간에 점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죠.

여하튼 그래서 중학교 3학년때 50점 아래 점수를 받던 친구를 열심히 가르쳐 고등학교 때 80점 가까이 점수를 올려 놓았지만, 가르치는 입장에선 만족할지 몰라도 소비자 입장에선 불만 가득할 수도 있습니다. A라는 친구가 그런 경우인데, 이 친구가 그 점수에 실망해서, 사실 영어학원 가야 한다며 보충 일정을 잡기 힘들었는지, 수학 학원 선생님이 자극을 했다는군요.

넌 영어 학원 그렇게 열심히 다니는 데 점수가 그 모양이냐?

참, 말을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지... 참... 이해가 안가는 발언이지만 여하튼, 이 친구가 영어 점수가 50점대가 나오고, 수학도 망쳤답니다. 그래서 다시 학원에 왔는데, 아이들은 순진하잖아요. 그냥 그 얘기를 있는 그대로 담당 선생님한테 다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열받은 우리 선생님이 씩씩대며 얘기합니다.

중학교 때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해서 이 만큼 만들어 놓은건데, 그 점수가 너무 낮다며 나가? 저, 이 학생 못 가르치겠어요... 또 만족 못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한 마디 합니다.

그 수학학원을 그만 다니라고 하세요.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다고 그런 소리를 자기 기분따라 함부로 내뱉어서 결과를 이렇게 만들어 놓는지. 그리고 선생님. 우린 직업 특성상 때론 부처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B의 사례도 있잖아요.

선생님이 화가 풀리신 모양입니다. 

저랑 28살 때 학원 창업을 해서 거의 10년 넘게 학원 운영을 하다 최근 일하던 선생님께 학원을 넘긴 친구는 정말 싹싹하고 친절한 친구입니다. 학부모님과도 너무 상담을 잘 하고 하여간 대단한 친구입니다. 근데 그 친구 얘기가 학원을 운영하는 동안 너무 힘든게 학부모님들과의 상담이란 겁니다. 성적 스트레스를 비롯해서 이런 저런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지금은 요식업을 운영하는데, 지금이 돈은 적게 벌어도 훨씬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렇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한다는 것. 더구나 서비스 업종이면. 우리가 갑질을 맨날 욕하지만 때론 우리가 갑질할 때가 많거든요. 자기도 모르게. 저도 그런 경우가 있죠. 

여하튼 그런데 마음을 조금 넉넉하게 가지고 한 걸음 조금 물러나서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리 화날 일도 아니란 생각도 듭니다. 솔직히 전 웬만해선 그 정도 발언에 화가 나거나 섭섭하지 않습니다. 

제가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러고 보내죠. 다시 등록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여하튼 롱런을 하려면 어느 정도 위기 상황에서  그 감정에 몰입된 상태에서 한 걸음 벗어나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훈수 둘 때는 수가 보여도 자기가 직접 할 때는 바로 앞의 수도 보지 못하는 게 사람이라, 저도 늘 갈등상황에선 바로 결정하거나 행동하기 보다 조금 시간을 미루고 다시 생각해보고 결정하려고 하죠.

여하튼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오면, 잠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 있자. 그리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다시 상황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자.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되기 위해선 이 정도 일은 당연히 일어나는 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죠. 워낙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이라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하나 하나 과민하게 반응하고 고민하면, 그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계속 하기가 힘들겠죠. 

여하튼 이번 시험은 전반적으로 아이들이 성적이 아주 잘 나와, 아이들도 만족하고 우리도 기분 좋은 그런 시험이었습니다. 분명 점수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겠지만, 그 넘치는 에너지를 이런 저런 즐거운 활동을 하며 풀어놓아야 할 아이들이 학교 끝나면 학원에 와서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아이들 입장도 생각해 보면서 넉넉한 선생님이 되고자 합니다. 

일주일이 금방 흘러가네요. 그럼,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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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한차례의 시험이 지나가면 선생님들께서 겪는 어려움인듯 합니다.. 그래도 @tutorcho님같은 참선생님들이 그 어려움을 잘 해쳐주셔서 우리 교육이 아직은 제 갈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항상 그런점에 감사드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ㅎㅎ 존경스러운 마음입니다 ^^ 평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ㅎㅎ

참 선생 아닙니다. 사업가입니다. ^^ 좋은 글 항상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저의 상황에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저도 학원선생님하는 친구가 있긴 한데, 학원선생님들은 힘들겠다 싶었어요. '선생님'이지만 선생님으로 인정 안하는 어린 학생들도 많고요. 그저 '돈 받고 내 점수 올려주는 사람' 정도로만 인식하는 학생들도 있더라고요.
글 잘 읽고 갑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네...공장 비슷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죠. 돈 내고 보내면 점수 딱 하고 나오는...ㅋㅋ 그래도 환영합니다~~ 결과를 못내는 경우도 많지만... ^^

아이들과 같이 으쌰으쌰하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네~~ 고맙습니다~!! 하이파이브를 하죠..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지식과 함께 태도도 함께 배우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나서 그 시간이
값졌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ㅎ
결과와 함께 남는 과정의 추억도 말이죠.

네..진심어린 댓글 잘 읽었습니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야 그리 큰 기억이 나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그 시절 겪은 에피소드들은 나중에라도 기억에 나는지 가끔 이야기해주는 친구들이 있더라구요~ 늘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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