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면접시 주의할 점 - 인터뷰와 시강

in #kr7 years ago

학원강사라는 직업은 소위 거쳐가는 직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공부했으나 아직 본인의 뜻을 펴지 못한 이들이 생활 방편으로 잠깐 선택하면서 자신의 꿈을 계속 추구하는 직업이기도 하죠. 그래서 혹시나 도움이 될까해서 다음의 글도 올려봅니다.

필자가 학원강사 일을 시작한 해는 2000년이다. 그 동안 쉬지 않고 일했으니, 군 복무기간을 제외하면 이제 15년 정도를 채우는 것 같다. 학원강사를 채용할 때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인터뷰와 시강이다. 시강을 먼저하고 인터뷰를 하는 곳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필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터뷰만 하고 강사를 채용한다. 필자가 시강을 잘 보지 않고 인터뷰만 하는 이유는 이전에 '학원강사 연봉'에서도 쓴 바와 같이 학원강사가 갖추어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이 '사람을 끄는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하고 그 질문에 답하는 내용과 태도, 몸짓, 표정, 어조, 어투 등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가 있고, 무엇보다도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학생들도 그런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는 가장 힘들면서도 중요한 일이 강사채용이라고 생각한다. 강사채용을 할 때 시강을 보는 게 당연히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필자는 강사의 자존심과 그들의 의욕, 동기부여, 잠재력 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덜 완성된 모습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그들의 장점을 찾아내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조언자,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학원운영자의 역할이라 생각해서, 그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시강을 생략하고, 채용후에 2달 정도의 훈련 기간을 거쳐서 강사진 전체가 참여하는 연구수업에서 시강을 하게끔 한다. 그런데 강의라고 하는 것은 혼자서 보여주는 show가 아니라 청중과의 interaction이 있는 일종의 대화이기 때문에 어떤 청중을 만나느냐에 따라 강의의 내용과 질이 달라진다. 다른 강사들과 부원장, 원장 등 더 높은 직책을 가진 이들을 청중으로 놓고 하는 강의내용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내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보통 강사들을 청중으로 놓고 하는 시강 때는 강사들이 자신의 잠재력과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시강을 아주 탁월하게 잘 하는 강사들도 있는데, 이런 강사들은 정말 잔뼈가 굵은 프로강사들이다. 

연구수업을 통해 필자는 강사들의 영어실력과 강의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에, 내신대비 기간을 제외하면 항상 연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강사가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내용을 Monitor하면서 조언을 해주려고 하고, 될 수 있으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하고, 정말 치명적인 문제점이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언급하는 정도로 끝낸다. 다른 분야의 일과 마찬가지로 강의는 하면 할수록 더 잘하기 마련이다. 강사 입장에서는 시강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시강자료를 강사가 직접 만들어서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학원에서 제시한 자료로 강의를 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해커스 어학원과 같은 유명한 성인어학원에서는 강사가 강의자료를 만들어서 준비를 해가야 한다. 

한편 강사의 실력에 대해 의심이 있는 보통의 입시, 보습, 어학원 등에서는 학원에서 강의자료를 주는 경우가 많다. 강사들은 우선 자신의 영어실력을 극대화시켜서 어떤 자료가 주어지더라도 짧은 시간에 내용을 소화해 강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목소리의 톤을 다양하게 하는 등의 강의스킬보다는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어느 정도 깊이 있는 공부를 했으며,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영감을 줄 수 있는 강사인지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사로 일하려는 계획을 가진 이들은 자신이 강의하려는 전문분야에 대한 나름의 확고한 지식과 세계관, 철학, 체계 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당당하게 자신이 요구하는 액수의 연봉을 말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다. 한편, 고용주의 경우에도 지원자의 현재보다는 그들의 잠재력과 미래를 보고, 장점을 찾아서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그들이 좀 더 자기 역량을 잘 발휘해서 고용주의 이익에도 크게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 인터뷰할 때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게 있다.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면접약속을 취소하는 경우, 그리고 일보다는 근무조건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경우 등이다. 

조그만 보습학원 원장이 실은 엄청난 내공을 지닌 화려한 경력의 강사출신이라 학원계 곳곳에 인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조금 염두에 두고, 이쪽 분야에서 확실하게 자리잡아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근무조건은 당연히 인터뷰에서 얘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긴 하지만, 이를 어떻게 이야기하느냐 하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열정적으로 일할 준비가 되어 있고, 충분한 지식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그런 지원자가 높은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조건이 필요한데 어느 정도 맞추어주실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채용하는 입장에서도 흔쾌히 답변을 해주고, 그 강사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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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봇이 참 열일 하는군요ㅋㅋ

그러니까요..ㅋㅋ

공존하는 삶을 살고 계시는군요.
응원합니다.
학생시절에는 이유를 몰랐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이유를 알게 된 문법..어법이라고 하지요.
학원 운영을 하시면서 강사와 함께 성장 하시려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좋은 결과 거두시리라 믿습니다.
행복하세요~:D

아... 가르치시는 일 하고 계시군요. 어쩐지... 그리스, 로마 신화 말씀하실 때...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단한지 2년쯤 됩니다.
그때의 기억이 선명해서요^^
날이 더운데
재미없는 공부하는 아이들
어떻게든 기운나게 해주셔야 겠네요^^
요즘 시험철이라 좀 바쁜거 같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D

아.... 어쩐지... 곽영일의 굿모닝 팝스. 그 분은 아직도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면서 느끼는 그 호흡때문에 지금도 계속 아주 소수의 학생들을 가르치신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한테 힘을 많이 받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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