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05일

in #kr7 years ago

즐겁기도 하고 피곤한 하루이기도 하다. 

오늘 상담실장님이 가상화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하셨다. 이곳 스팀잇에서 줏어 들은 이야기대로 대충 얘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스팀잇에 글을 쓰면 보상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따님과 아드님이 20대 초중반이니까 아마도 금방 검색해서 나를 찾을 수도 있는데, 괜히 얘기했다 싶기도 하다. 아무렴 어떤가. 내가 글을 잘 쓰니까 인기가 좋을 것 같다고 하시길래, 어림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 프로들이 즐비한 곳이라고. 실장님이 가상화폐에 대해 관심을 가질 정도면 정말 이슈가 되긴 된 것 같다. 물론 스팀잇을 아는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를 해줘도 별 관심이 없다. 심지어는 내 동생도 육아일기같은 거 써보라며 추천을 해줬는데, 그 놈의 인스타그램에 아기들 사진만 무진장 올리지 이 곳에는 들어올 생각도 안한다. 아마 추측하건대 스팀이 10만원 정도로 올라가면 그럼 알게 되지 않을까? 아니다. 100만원 정도 되야 알 것 같기도 하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그 새로운 것이 확산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점점 더 많은 글이 올라오지만 그래도 스크롤 한번 쭉 내리면서 제목만 읽어 내려가도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 같진 않다. 물론 글이 더 많이 올라오면 올수록 묻히는 글들도 더 많아지겠지. 하드포크 때도 이것 때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았고, 지금도 태그에 kr-join같은 건 뉴비들만 쓰자고 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들어와서 남의 글 읽는 것도 힘들어서 잘 하지 못한다. 블로그라는 것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꾸준히 해야 하는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다. 그 꾸준함이라고 하는 게. 그래서 그런지 평일엔 글이 비교적 덜 올라오는 듯 하다. 수요일엔 수업이 별로 없이 보충수업만 있어서 한가하게 스팀잇 구경을 해봤는데, 저녁 시간대보다는 자정즈음을 무렵으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그리고 새벽시간이 되면 소강상태에 빠진다. 바로 그 시간이 내가 글을 쓰는 시간이다. 이렇게 일기를 쓰는 시간.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과 할 얘기가 굉장히 많을 것 같지만 2~3시간 정도 지나면 얘기거리가 별로 없어진다. 나와 가까이 사는 이들과 오히려 할 얘기가 훨씬 더 많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그러니 얘기거리가 더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글감이 가끔 떨어질 때는 New를 눌러서 새로 올라온 글을 쭉 훌어보면 된다. 그럼 글감이 금방 생긴다. 다양한 이들의 사는 모습에서 오늘 하루를 보낸 내 모습과 비교가 되니까. 게다가 나랑 일면식도 없는 이들인데, 서로 꽤 오랜기간 알고 지낸 사이처럼 대화를 주고 받기도 한다. 블로그와 SNS의 결합이 그럴 때 실감이 난다. 그래서 항상 글이 올라오면 어떤 내용일까 자주 들여다 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거기에 내 생각을 보태면 훌륭한 글감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나야 이리 저리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나기도 하고. 그래서 초안같이 쓴 글을 그냥 올린다. 그래도 일기도 조금 통일성 있게 주제를 가지고 써야 읽을 맛이 나는데, 날 것 그대로의 생각이 때론 읽기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쓴다. 글을 잘 쓰는 편도 아니고 무슨 작품을 쓰는 것도 아닌대 아무렴 어떤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는거지. 

오늘은 새로 알게 된 작가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학원강사는 글쓰기 좋은 직업인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글 쓰기 좋은 직업이라 생각한다. 우선 자기 시간이 비교적 많은 직업이다. 우리 학원의 공식출퇴근 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오후 4시에서 10시이다. 물론 4시에 나오는 사람은 없다. 다 일찍 나온다. 내가 일찍 출근하니까 그런 게 아니라 당연히 수업준비하고 이것 저것 준비하려면 출근 시간에 딱 맞추어 와서는 일이 안된다는 걸 알기에 다들 일찍 출근을 한다. 그 정도 직업정신은 있는 사람들을 채용한다. 이제껏 일하면서 내가 채용한 강사 때문에 머리 아파한 적은 별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것도 다 내 운이라 생각한다. 여하튼 근무시간이 짧다 보니까 자기 시간이 많다. 수업준비하는데 물론 보내는 시간이 있겠으나 그 시간 자기가 가르치는 과목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는 것 자체가 글쓰기라 생각하면 글을 쓰기 좋은 직업이다. 

게다가 영어강사나 국어강사는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소재의 글을 늘상 읽게 되기 때문에 더 글쓰기 좋은 직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즘 국어책을 간간히 읽으며 새삼 다시 느끼는 게, 읽을 땐 별 게 없는 것 같지만 그 한편의 글을 쓰는 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했겠구나라는 생각이다. 그 정도 글이 나오려면 훈련이 필요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고, 그래서 그 결과물로 한 편 한 편의 글이 나오는거니까. 가끔 작가들을 소재로 한 영화같은 걸 보면 노트북이 든 가방 하나 달랑 매고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는 그런 주인공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건 장르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주제에 대해 밀도감 있게 글을 쓰는 문제는 개인의 능력이나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동일선상의 직장인들과 비교해봤을 때는 분명 글을 쓰기 좋은 직업인 건 맞는 것 같다. 

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 그야말로 실용적인 걸 지향하는 인간이다. 먹고 사는것과 관련해서 꼭 필요한 것만 읽는 그런 경향이 강하다. 물론 다른 한편으론 지식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욕심만 많다. 그래서 이런 저런 분야에 대한 관심은 많으나 얕게 조금 살펴보다 금방 열정이 시들곤 한다. 대학시절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을 보면 정말 공부하는 사람들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느꼈었고, 지금도 그리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내가 뭐든지 남들보다 조금 느린 편인데, 뒤늦게 또 요즘엔 공부에 대한 갈증을 조금씩 느끼는 면이 없잖아 있다. 그래도 그게 잘 되진 않는다. 책 읽고 공부하는 게 취미가 되어야지, 의무감으로 뭘 꼭 해야 하겠다는 느낌이 들면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난 그렇게 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아주 좋아하는 데, 특히 드라마같은 경우 한 번 보면 몰아서 본다. 한번에 독파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책도 한 번에 쭉 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강사 초창기 때 오전에 재수종합반, 오후에 재학생반 수업을 해야 하는데, 밤을 자주 새고 그냥 출근한 적도 꽤 되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정말 피곤했는데, 그래도 젊으니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안된다. 여하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그 자체는 인생에 큰 축복인 것 같다. 그리고 소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가르치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리라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내 주변의 인문, 사회학적 환경, 그리고 자연에 이르기까지 그에 대해 어느 정도의 소양을 가져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다른 이들, 다른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 거기에 자신의 전문지식을 결부시키는 것. 그런 의미에서 가르치는 게 아닌가 싶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를 읽어본지 꽤 오래 되었는데, 결론이 아주 허무했다. 끊임없이 사유를 하는 '뇌'를 인위적으로 계속 살 수 있도록 해서 세상에 대한 엄청난 지식과 통찰을 얻은 그 뇌를 이를 보관하던 이의 아들이 그것을 담는 용기를 떨어뜨려 죽게 하는 것으로 끝났던 것 같다. 배움과 지식은 끝이 없고, 그에 대한 갈망은 나이와 상관이 없는 듯 하다. 언젠가 여유가 되면 생업보다는 사색을 주로 하며 끊임 없이 뭔가 더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그런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살아서 생각하는 나 자체가 존재하는 그것이 난 그저 축복이고 행복이라 생각한다. 나중에 '죽음'에 대해서도 한 번 글을 써봐야 하겠는데, 지금도 가장 무서운 게 죽음이다. 죽는 순간의 고통이 무서운 게 아니라 생각하는 나 자체가 없다라는 그것이 가장 두렵다. 지금의 내가 영원하지 않다는 그 자체가 너무 무서워서 가끔 부르르 떨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 정도가 조금 덜한 편이다. 죽음이라는 문제가 가져다줄 과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한 번 글을 써봐야겠다.

이런 저런 생각을 그저 생각나는 대로 옮겨적고 오늘 하루도 이만 마쳐야겠다. 이런 글에 어울리지 않지만 마지막 마무리는 이렇게 하련다. 가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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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 일을 하고 계시군요.. 저도 신년계획에 쓰기도 했지만
평생을 지식을 갈망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스팀이 정말 100만원 오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쓰신 글 잘 읽고갑니다
가즈아~~~~~~~~~~~~~~~~~~~~~

주무셔야죠~~ 가즈앗!! ^^

저도 몸이 마음에 못 미치는 사람으로서,
같이 파이팅하면 좋겠네요:D

네~ 고맙습니다. 가즈앗!! ^^

순식간에 읽었네요.
글이 점점 매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작가님의 솔직한 평을 들으며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가즈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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