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즐길만한 영화 - 안시성

오랫만에 5,500원으로 떨어진 가격에 안시성을 봤다. 아직 볼만한 영화 하나 더 있는데, 저녁 먹고 조금 쉬다가 봐야겠다. 영화는 보고나서 그 여운이 남는데, 그 여운을 기록을 하는 재미, 대화로 나누는 재미도 그 못지 않게 쏠쏠한 것 같다. 그래서 영화 '곡성'같은 경우엔 보고나서 다른 사람들이 남긴 후기를 읽어보며, 다시 한 번 이해를 해보고, '타임패러독스'같은 영화도 역시나 다른 이들의 해설을 보니 그제서야 이해를 했었는데,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보고나서 그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군함도의 경우 너무 역사 왜곡이 심해서 욕을 한 바가지를 먹었지만 흥행에는 성공했고, 안시성도 손익분기점은 훌쩍 뛰어 넘었으니 뭐 이정도면 가볍게 즐기기엔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들 재미없어 하는 영화도 난 재미있게 잘 보는데, 안시성도 평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 난 볼만했다. 보면서 느끼는 건데, 역시 영화는 조연들이 잘 들어가야 한다. 하도 자주보니 지겨울만도 하지만 감칠맛 나는 연기를 해주는 조연들의 뒷받침이 있으니 주연이 더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조인성 영화는 '더 킹'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장군 캐릭터로는 사뭇 색다른 것 같기도 하다. 누가 연기를 하느냐에 따라 색깔이 분명 달리보일 것 같긴 하다. 다른 주인공이었으면 어떻게 연기했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이 영화의 재미는 무엇보다 전투신이 아닌가 싶다. 성벽을 탈환하고자 하는 쪽과 지키고자 하는 쪽이 사용하는 다양한 무기들을 보면서, 딱 적당한 시점에 적절한 무기를 사용해서 상대방을 이기는 장면 등이 나름 통쾌함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나름 코믹한 요소도 조금 담고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정말 재미있게 보고 이 영화 대박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영화들은 '베테랑'과 '범죄도시'이다. 윤계상이 또 나름 한 역할을 했고, 마동석같은 캐릭터가 든든하게 지켜주는 마을의 이미지. 뭐 이런거 생각하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역시나 영화는 권선징악이 최고다. 그런데 전쟁이란 건 사실 권선징악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그냥 매몰되어 살고자 하는 의지로 본능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스토리를 기대하고 보기보다는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는 재미있는 역사배경 오락영화 정도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찾아보니까 안시성 성주의 이름이 사실 고증이 불확실해서 어떤 소설에서는 여성장군이라는 설도 있는 것 같고, 실제 영화에서도 여성들의 활약도 나오고, 갑옷가지고 중국식이라며 비판하던 이들도 있는데, 고대 사회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사회라 너무 교과서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https://blog.naver.com/alsn76/40202065106

내가 심심할 때 자주 들러보는 블로그인데, 책으로 낸 원고인가 싶을 정도로 삽화도 있고, 재미나게 역사 이야기를 잘 풀어쓴 것 같다.

여하튼 안시성 영화는 결론적으로 재미있다. 볼만하다. 그렇지만 뭔가 깊은 울림이 있는 건 아니다. 뭐 그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난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맘에 든다. 이 정도로... 첫 번째 영화 감상평은 끝!!!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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