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리의 일상은 아름답고 경건하다.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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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도

  •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놓기만 해도
솔숲 지나는 바람소리에 귀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어마시기만 해도

대부분 삶이 벅차다고 얘기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일상은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보느냐의 차이겠지요. 시인의 눈에는 오직 기도할 것만 보이나 봅니다^^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는 왠지 모르게 울림이 있더군요. 주변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대해 미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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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야 하는데 ㅠㅠ

제가 대신 해드릴께요 축복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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