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능을 앞둔 예비 고3의 자세

in #kr7 years ago (edited)

family-happy.jpg

어제 수능이 치러졌다.
그동안 고생한 수험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각자 원하는 대학교에 붙어서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하기 바라며..

울집에 있는 고 2 아들.
수능이 한 주 미루어지더니 본인도 한 주는 더 쉬어야겠단다.

공부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추진력이 조금 약한 울 아들.
그 공부에 대한 의지의 여정이다.

1. 피쳐폰으로 바꿔 주세요.

작년 고1 기말을 보기 전. 아들이 이렇게 말한다.

아들 : 아빠! 나 피쳐 폰으로 바꿔줄 수 있어?
이 전화 혹시 약정 걸려있지 않아?
그럼 손해가 많이 난다고 하던데?

그동안 스마트 폰만 보고 있는 아들에 대하여 불만이 가득찼던
나에게 단비 같은 한마디다.

나 : 지금 해지하면 물어 줄 돈이 있기는 하지만
너가 공부하겠다는데 그 정도는 감수를 해야지.

다음 날 당장 LG에서 나온 효도폰으로 바꾸어 줬다.

그리고는 열심히 공부할 줄 알았다.
스마트 폰도 없으니.

2. 노트북 반납하자.

요즘 고등학생들 하는 것이 많다. 수행평가 준비해야 하고,
무슨 무슨 프로젝트도 많이 해야 한다.
아래한글, 파워포인트, 액셀 등을 능수능란하게 쓴다.
IT 자격시험 같은 것도 있고, 교내 컴퓨터 활용 대회 등도 있어서
고등학교 진학기념으로 노트북을 사 주었었다.

이제는 이 노트북이 문제다.
필요한 자료 찾고, 숙제한다고 노트북을 켜는데,
정작 하는 것은 유튜브로 게임 동영상 보는거다.
공부할 때도 유튜브 켜 놓고 한다.

내가 학생 시절 때 라디오 듣거나, 카세트로 음악 들으면서 공부할 때
울 엄마가 항상 하던 말이다.

공부에 집중해야지, 그래서 공부가 되냐?

학교생활에 컴퓨터가 꼭 필요하다고 하니
어떻게 하지를 못 하고 계속 지켜봤다.
그 생활이 고2까지 이어진다.
컴퓨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보다 못한 내가 한마디 했다.

나 : 아들! 컴 반납하고 필요할 때만 쓰는 게 어때?
아들 : 그렇지 않아도 그럴까 생각 중이었어.

오잉. 매일같이 컴만 붙잡고 사는 녀석이 본인도 걱정은 되었나 보다.
말이 나온 김에 이야기를 더 이어간다.

나 : 그럼 오늘까지만 하고 반납해서 아빠 회사에 두자.
네가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가지고 올께.
아들 : 그래. 그럼 내일까지만 보고.

이렇게 노트북도 반납했다.
이젠 열심히 공부할 줄 알았다.

3. TV 없애자.

놀 일이 없어진 울 아들.
이제는 TV를 켠다.
영화 채널, JTBC, 연합뉴스, 게임 채널까지

왜 이렇게 채널이 많은 거야?
그리고 왜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가 많은거야?

OCN 키면 최소 30분 영화 보고 방에 들어 간다.
혹시 보고 싶었던 영화가 시작하면 1시간 30분이다.

이틀 전 스티밋 하느라 밤 늦게까지 노트북보고 있는
나에게 아들이 다가와서 말을 건다.

아들 : 난 컴공보다는 전자공학 쪽으로 할까 봐.
나 : 왜 컴공이 더 좋을 텐데. 그리고 너 컴 잘하잖아.
아들 : 그게 너무 적게 뽑아. 교과과정 보니까
컴공 쪽 과목도 많던데

나 : (음 매일 TV만 보고 있는 줄 알았더니
언제 대학교 교과과정까지 비교해봤지?)

전공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TV 이야기를 꺼냈다.

나 : 이제 고3인데 TV도 없애는 게 어때?
공부하려고 하는 너의 의지는 보이는데, 행동이 조금 틀리다.
환경이 중요하니 이왕이면 TV도 없애자.
아들 : 그럼 아빠는 TV 안 봐?
나 : 응 아빤 요즘 TV 안 보잖아. 스티밋하느라 TV 볼 시간이 없어.
아들 : 그래 그럼 TV 없애.

쿨한 우리 아들.
이렇게 해서 우리 집 거실은 이빨 빠진 상태로 바뀌었다.
image.png

이건 반납할 셋톱박스
image.png

거실 TV 없애면 안방에서 살까 봐 안방에 있는 셋톱박스도 함께 반납하는 센스.

이제 우리 집은 할 것이 없다.
공부말고는. 하하하

과연 이런 상태에서도 공부하는지 안 하는지 지켜볼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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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일상사네요. ㅎㅎ 알게 모르게 부모에게도 피해(?)가 가는게 아닐까요? ㅋㅋ TV까지 치워버리시면 심심해지시는 않으실런지 ㅎ

스티밋이 있잖아요. ㅎ

이야 재미있네요^^ 한동안 세상를 떠나 살겠습니다^^;

그래야 할텐데요. 1년만 딱 공부에 푹 빠지게하는 약 어디 없을까요?

덕분에 TV도 사라졌군요~ ㅋㅋㅋ
할 것이 없다면 공부를 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창의성이 폭발해 다른 놀거리를 만들 것인가... ㅎㅎ

벌써 머리 굴리고 있습니다. 발견되면 상의해서 또 없애야지요. 저도 담은 뭘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TV와 별 관계는 없을수 있습니다.
저희는 15년정도 TV없이 살았지만 기대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성적을 중심에 두고 본다면 문제는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에 대한 절감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열망...그것만 있으면 되는데..
이제 1년 남았다면 결과를 떠나서 열심히 공부하길 빕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열망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하면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갈 수록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성장하는 아이들이니까요..
부모가 할 일은 응원하면서 기다리는 일이지요^^

네. 참고 기다려야 하는데. 자꾸 부모가 먼저 가네요. 참을 인자를 계속 가슴에 새기며 스티밋하고 있습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혹거리가 차고 넘쳐서요^^ 다음에 덜어낼껀 무언지 궁금합니다.

공부 못하게 하는 이유들이 넘쳐남니다.

모든가족이ㅎ같이공부해야할것같은데요ㅎㅎ티비도없고ㅎㅎ대단하시네요

다행히 스티밋이 재미있네요.

일단 공부를 하려는 마음이 있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
특히 스마트폰을 피쳐폰으로 바꾸는 건 정말 큰 의지의 표현인 듯 해요...

동감합니다. 그런데 책상에 앉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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