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워런버핏 바이블 - 워런 버핏, 리처드 코너스 저, 이건 편역

in #kr7 years ago (edited)

[워런버핏 바이블 - 워런버핏, 리처드 코너스 저, 이건 편역]
[워런 버핏에 대한 가장 좋은 책]

이번에 서평을 작성하는 책은 이건 선생님께서 편역을 하신 [워런버핏 바이블]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서평을 작성하면서 처음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왜 워런 버핏에 대한 책을 읽어야 할까? 라는 부분에 대해서 입니다.

존경하는 수학자이자 경제학자 폰 노이만 박사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Young man, in mathematics you don't understand things. You just get used to them."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제가 폰 노이만 박사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 말의 진의에 대해서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폰 노이만 박사께서는 이해하려고 하다가 포기하지말고, 우선은 익숙해져야 이해해볼 수 있다는 맥락에서 하신 말씀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폰 노이만 박사의 말을 소개한 이유는,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을 대면할 때(텍스트 등 매체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좋은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공부하고 학습을 하는 이유는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이 궁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궁금한 이유는 물론 각양각색일테지만, 기본적으로 "워런 버핏이라는 미국의 백인 노인이 그렇게 투자를 잘한다는데, 어떻게 배워볼 수 없을까?" 라는 맥락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투자라는 활동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투자는 수학보다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이라는 한 학문은 도전자의 행태와 무관하게 일정한 상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언어인 수학이 인간의 행태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진 않을테니 말입니다. 반면에 투자라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상호작용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행위자의 행태에 따라서 결과값이 시시각각 편하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들면 수학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버핏이라는 현자는 대체로 합리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버핏의 행태와 언어는 투자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일관성을 갖추고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적 논리를 이해하듯이 기계적으로 이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폰 노이만 박사의 조언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가능한지도 알 수 없는, 버핏에 대한 이해를 도전하지 말고 차라리 버핏의 글과 말에 익숙해짐으로써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의 사상에 익숙해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처음 언급한 "왜 우리는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에 대한 책을 읽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제 개인적은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워런 버핏에 대해서 익숙해지기 위해서 가장 좋은 교재는 당연히 워런 버핏 본인의 손길이 직접 닿은 글과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워런 버핏이 직접 작성한 주주서한과 주주총회의 QnA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이 책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버핏이라는 책의 주제 외에도 이 책이 가치있는 책인 이유가 더 있습니다. 이 책은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과 주주총회 QnA 등 버핏의 말들을 리처드 코너스라는 저자가 정리한 [Warren Buffett on Business] 라는 책의 편역본입니다.

사실 저는 이미 [Warren Buffett on Business] 라는 원서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편역본의 탈을 쓴 별개의 책입니다. 그리고 <워런버핏 바이블>이라는 국문의 책이 더 좋습니다.

아래는 소장하고 있는 원서 [Warren Buffett on Business] 의 목차를 캡쳐한 것 입니다. 지금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워런버핏 바이블]의 목차를 확인해보시면 목차의 순서가 아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전체적인 책의 구조라고 할 수 있는 목차가 다릅니다. 제가 과감하게 다른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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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는 책의 골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목차의 구성에 따라서 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원서의 경우, 주옥같은 워런 버핏의 말과 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책의 구성 자체가 독자에게 친절한 형태가 아닙니다. 버핏의 글과 말이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주주총회 QnA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만 아니라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무료로 버크셔해서웨이 홈페이지에서 회장의 편지를 보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선생님의 편역본의 경우, 주옥같은 워런 버핏의 컨텐츠를 담고 있다는 원서의 강점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구성면에서 독자들이 "굳이 돈을 내고 볼 이유가 있나?" 싶었던 원서와 달리 워런 버핏의 컨텐츠들이 독자가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도록 주제별로 그룹핑이 되는 방식으로 진보되어 있습니다. 이는 책을 읽고 난 후에 머리에 남는 기억의 양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모국어인 한글과 외국어인 영어라는 차이점으로 인한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원서의 경우 외국어이기 때문에 훨씬 오랜 시간을 잡고 봤지만 한글책의 경우 모국어라서 책을 훨씬 빠르게 읽었다는 점에서 언어에 의한 차이보다는 구성 형식에 의한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서평을 쓸 준비를 하면서 어떤 식으로 쓸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책의 내용이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 중 일부만 추려서 소개하는 형식으로 쓸지 아니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인상적인 부분을 추려서 서평을 쓰기에는 책 전체가 다 인상적입니다. 밑줄을 안칠 부분이 없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밑줄을 칠 수 없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후자의 방식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아직도 서평을 읽고 계신가요?

얼른 지르세요. 그리고 워런 버핏에게 익숙해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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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많이 읽으시네요 ㅎㅎ

:) 한주에 최소한 500페이지는 보는게 목표라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

여기서 뵙네요. 지금 "현재" 읽고 있는 책이라 눈에 띄었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 자주 뵙겠습니다.

"이건 편역본의 탈을 쓴 별개의 책입니다. 그리고 <워런버핏 바이블>이라는 국문의 책이 더 좋습니다." 보통은 이런 경우 반대의 평가가 많은데, 재미있네요 ㅎㅎ. 사놓고 펼쳐보지도 못 했는데, 얼른 읽어보겠습니다 😆

현명한 투자자와 (구) 증권분석 그리고 벤저민 그레이엄의 정량분석 QUANT 같은 책들 말씀하신 반례에 해당되는 예 입니다. ㅠ.ㅠ 간만에 한글이 모국어라서 반가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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