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타클로스가 왔다!
[안경남의 EPL VIEW] 2018.12.24 월요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크리스마스이브에 멋진 선물을 축구 팬들에게 선사했다. 영국 현지 매체들도 “손타클로스(Sontaclause, 손흥민과 산타클로스의 합성어)가 왔다”라며 손흥민의 월드클래스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12월 24일(한국시간) 크리스마스이브에 열린 에버턴과의 2018-19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당초 지난주 중 아스널과의 카라바오 컵 선발 출전으로 로테이션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다시 손흥민을 선택했다.
해리 케인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출격한 손흥민은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7분, 에버턴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로 연결했다.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수비수와 충돌하며 놓친 공을 빠르게 낚아챈 뒤, 어려운 각도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골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토트넘 쪽으로 넘어갔다. 델레 알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연속골로 순식간에 점수 차가 벌어졌다. 그리고 후반 16분, 손흥민이 한 번 더 날았다. 이번에는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깨뜨리는 움직임으로 골망을 갈랐다. 멀티골 완성.
이뿐만이 아니다. 후반 막판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케인의 쐐기골까지 도우며 어시스트 기록까지 추가했다. 그렇게 79분을 뛴 손흥민은 에버턴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교체됐다. 완벽한 크리스마스이브였다.
영국 현지 언론도 ‘손타클로스’의 등장에 극찬을 보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을 에버턴전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하며 평점 9점을 부여했다. 그리고 영국 BBC도 손흥민은 주간 베스트 11에 선정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엄청난 활약에 타 구단 팬들도 들고 일어섰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 팬들은 SNS에 “당장 손흥민을 데려오고 싶다”라며 열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 역시 “손흥민은 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했다.
올해 초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지구를 두 바퀴 이상 도는 강행군으로 지쳐 있던 손흥민은 11월 A매치를 건너뛰며 재충전을 한 뒤 펄펄 날고 있다. 최근 활약상만 놓고 보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에당 아자르(첼시) 등 리그 정상급 윙어들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다.
물론 토트넘에겐 걱정거리다. 손흥민은 내달 14일에 열리는 맨유전을 끝으로 2019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난다. 한국이 결승까지 오를 경우 최대 보름 이상 토트넘을 비워야 한다. 실제로 영국 언론들도 “손흥민의 부재가 안타깝다”라고 우려했다. 기분 좋은 걱정이다.
글 - 안경남 (마이데일리 축구기자)
사진 - 12월 24일자 가디언 1면
- '오늘의 축구' 스팀잇 팔로우 @todayfootball
- 축구팬의 완소앱 '오늘의 해외축구'
- 오늘, 놓쳐선 안 될 축구 소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