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조 키엘리니가 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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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의 라 프리마 세랴] 2018.11.22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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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유벤투스에서도 조르조 키엘리니는 늘 조연이었다. 그러나 정상급 실력으로 매주 기록을 늘려나간 결과, 이제는 역사적 인물의 반열에 올랐다.

키엘리니는 지난 11월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100번째 A매치였다.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이탈리아 선수는 키엘리니가 역대 7번째다. 잔루이지 부폰, 파비오 칸나바로, 파올로 말디니, 다니엘레 데 로시, 안드레아 피를로, 디노 조프에 이은 기록이다.

키엘리니의 기록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키엘리니는 33세 나이로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탈리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키엘리니로서는 대표팀 생활을 지속할 의미가 퇴색됐다. 하지만 이탈리아 대표팀은 계속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그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올해 3월 루이디 디비아조 임시 감독이 키엘리니를 복귀시키려 했다가 부상으로 무산됐다. 9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기어코 키엘리니에게 다시 아주리(이탈리아 대표팀 별명) 유니폼을 입혔다. 부폰이 은퇴한 뒤 주장 완장도 물려받았다. 키엘리니는 세대교체 중인 아주리의 ‘큰형님’으로 돌아왔다.

키엘리니는 소속팀 유벤투스에서 역대 최다 출전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로베르토 베테가와 함께 482경기를 기록 중이다. 다가오는 24일 SPAL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장할 것이 유력한데, 이 경기를 통해 단독 5위로 올라설 수 있다. 유벤투스 최다 출장 기록은 알레산드로 델피에로(705), 부폰(656), 가에타노 시레아(552), 쥐세페 푸리노(528) 순이다. 키엘리니가 다음 시즌까지 유벤투스에서 뛸 경우 푸리노를 따라잡을 것이 유력하며, 경우에 따라 시레아의 기록까지 넘볼 수 있다. 다만, 함께 동료로 뛰었던 델피에로와 부폰의 기록을 추격하는 건 아직 먼 일이다.

키엘리니는 2005년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해 왔다. 그는 현재 유벤투스에서도 부폰의 뒤를 이은 주장으로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신입 스타들이 대거 합류했지만, 유벤투스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문으로서 여전히 전통을 중시하는 팀이다. 그 계승자인 키엘리니는 동료들에게 유벤투스 특유의 끈끈한 정서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키엘리니는 한 번도 주연이 된 적이 없었다. 레프트백으로 데뷔해 센터백으로 세계적인 선수의 반열에 올랐으나, 클럽에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했고 대표팀에서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해본 적이 없다. 2006 독일 월드컵이 유일한 기회였으나 당시 그는 너무 어렸다. 유벤투스와 이탈리아에서 수비 전술을 지탱하는 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대인방어에 능숙한 키엘리니였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부폰에게 돌아가곤 했다.

키엘리니는 조연으로서 오랫동안 헌신적인 플레이를 했다. 그 결과 지금은 축구 역사에 한 줄을 남길 만한 선수가 됐다. 지난해 발표된 유벤투스 120주년 역대 베스트 멤버 중 현역 선수는 키엘리니가 유일하다. 키엘리니는 시레아, 칸나바로와 함께 수비수로 선정됐다. 또한 지난해 그는 UEFA ‘올해의 팀’에 생애 처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전히 키엘리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 중 한 명이다.

글 - 김정용 (풋볼리스트 기자)
사진 - 푸마 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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