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탈란타 수비수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in #kr6 years ago

[김정용의 라 프리마 세랴] 2019.01.22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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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센터백 유망주를 데리고 있는 에이전트인데, 그 선수가 아탈란타로 이적할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팀보다 연봉을 절반만 받는 한이 있어도 일단 아탈란타행을 추천할 것이다. 1년 뒤에는 연봉이 10배로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탈란타는 20일(한국시간) 열린 2018-19 이탈리아 세리에 A 20라운드 경기서 약체 프로시노네에 5-0 대승을 거뒀다. 경기 첫 골은 수비수 잔루카 만치니가 넣었다. 전반 11분 마리오 파살리치의 크로스를 받아 넣은 헤딩슛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짧은 패스를 이어간 뒤 만치니에게 정확히 연결한 멋진 장면이었다.

만치니의 시즌 5호 골이다. 잔루카 만치니는 이번 시즌 5대 리그에서 4골 이상 넣은 수비수 중 가장 어리다. 세리에 B(2부)의 페루자에서 세 시즌 동안 뛰면서 단 1득점에 그쳤던 만치니는 지난 시즌 아탈란타에서 후보로 뛰면서도 1골을 넣었고, 주전으로 올라선 이번 시즌 어엿한 득점원으로서 활약 중이다. 만치니는 두반 사파타(14골)와 조십 일리치치(6골)에 이은 팀 내 득점 3위다. 한스 하테부어(3골) 역시 수비수로서 득점을 보탠다.

수비수들의 득점은 아탈란타의 중요한 승점 공급원이다. 2016-17시즌 마티아 칼다라가 리그에서만 7골을 터뜨리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오른쪽 윙백 안드레아 콘티는 무려 8골을 득점했다. 콘티와 칼다라는 팀 내 득점 2, 3위였다. 2017-18시즌 마시엘로 4골, 칼다라 3골로 센터백들의 득점 비중이 역시 높았다. 이런 활약을 통해 몸값을 높인 선수들은 여지없이 팀을 옮겼다. 현재 콘티와 칼다라 모두 AC밀란 소속이다.

득점력을 비롯한 최근 활약상을 통해 만치니는 점점 유명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피오렌티나 유소년팀에서 도태된 뒤 페루자에서 뛰던 만치니는 2년 전 120만 유로(약 15억 원)의 (비교적) 푼돈에 아탈란타 선수가 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탈리아 A대표팀에 선발된다. 인터 밀란, AS로마 등 세리에A의 여러 구단과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상위권 팀들까지 만치니를 주시하고 있다.

잔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은 몸값 싼 선수들을 어떻게든 활용해 아탈란타를 5~8위권 팀으로 유지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모든 멤버의 장점만 조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과거 칼다라에게는 뛰어난 운동능력과 발기술을 활용해 속공 상황에서 오버래핑을 지시했다. 만치니는 제공권이 확실한 수비수인 만큼 세트 피스 상황에서 주로 골을 터뜨린다.

이번 시즌 아탈란타의 세트 피스는 유독 강하다. 만치니의 5골 1도움, 하파엘 톨로이의 3도움 등 센터백들의 공격포인트를 더하면 7골 7도움이나 된다. 스리백을 주로 쓰는 아탈란타는 수비수들이 잉여 자원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공격 장면에서도 어떻게든 참여시켜야 한다. 이것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이유는 역시 가스페리니 감독의 적절한 역할 분배 덕분이다.

글 - 김정용 (풋볼리스트 기자)
사진 - 아탈란타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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