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당 연기자' 네이마르에 뿔난 리버풀

in #kr6 years ago

[안경남의 EPL VIEW] 2018.11.29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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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유럽 무대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크르베나 즈베즈다전 패배의 충격에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파리 생제르맹(PSG)에 패하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13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벌써 3패째다. (챔피언스리그 C조, 승점 6점으로 3위)

속이 더 쓰린 건 PSG의 스타 네이마르에게 굴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리버풀을 상대로 한 조별리그 5차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냈을 뿐 아니라, 경기 막판에는 시간을 끌기 위해 현란한 기술까지 사용했다. 그는 또한 전매특허인 ‘헐리웃 액션’으로 리버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PSG 팬들은 그 상황을 즐겼겠지만, 리버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전 첼시 공격수이자 은퇴 후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서튼은 “네이마르는 세계 축구계 최고의 연기자다”라며 비꼬았다. 물론, 실제로 아팠을지도 모른다. 네이마르 본인도 줄곧 “아프다!”라고 소리쳐 왔다. 하지만 그가 유독 더 과장해서 구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익숙한 모습이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네이마르는 ‘엄살 논란’으로 전 세계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한 햄버거 브랜드는 네이마르의 엄살 장면을 패러디한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도 뿔이 났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네이마르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행동했다. 계속 넘어지는 건 축구가 아니다. 덕분에 우리는 잔인한 사람처럼 보였다”라며 네이마르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리고는 기자회견장을 박차고 나갔다.

과거 클롭 감독은 네이마르의 헐리웃 액션에 대해 “영리한 플레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막상 당하는 입장이 되자 이성을 잃었다. 경기서 지고 있는데, 상대방이 네이마르처럼 행동한다면 누구라도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클롭도 예외는 아니다.

과장된 행동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오직 축구만 놓고 봤을 때 네이마르는 이날 매우 위협적인 선수였다. 엄청난 속도와 개인 기술로 리버풀의 중원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리버풀의 압박 전술이 네이마르에겐 무용지물이었다.

네이마르를 향한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관심이 뜨거운 이유이기도 하다. 유럽의 많은 언론들은 네이마르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PSG를 떠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맨유 등이 새 행선지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감당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네이마르 본인은 스페인 무대를 더 선호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날 리버풀을 상대로 보여준 활약은 그가 영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증거나 다름 없었다. 과거, 브라질 전설 히바우두도 네이마르에게 프리미어리그 이적을 권유한 바 있다.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넘어지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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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경남 (마이데일리 축구기자)
사진 - 11월 29일자 가디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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