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 사람으로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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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 사람으로

지난 몇년간 일에만 미쳐 살았었다. 스타트업, 후발주자라는 타이틀을 갖고 시작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배 이상을 노력해야 했었고 그 노력 덕분인지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물론 내가 대표도 아니고 이사도 아니지만, 회사를 안정권에 접어들게 하기 위해 무수히 노력했다.

어느 때는 일주일간 새벽까지 일을하고 찜질방에서 잠깐 쪽잠을 자고 다시와서 일하는 생활을 하기도 했고 하루만에 600km를 넘게 뛰는 장거리 출장도 다녀오기도 했다. 그 와중에 전화는 얼마나 많이 오는지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노이로제에 걸린 것처럼 막 스트레스가 올라오는 그런 일상을 살아왔다.

4년, 만으로 3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난 지금 난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하는지 점점 알 수 없게 되어가고 있었다. 일하고 술마시고 자고 또 일하고 술마시고 자고의 반복. 가끔 운동과 산책을 한다지만 가족들과 있을 때 조차 나는 꾸밀 줄 몰랐고 처음 급격히 살이 찌고 회사 사람들 외에 친구들이나 누군가를 만나는게 두려웠었다. 영화관에 가본지는 언제 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고 쇼핑하러 가도 속옷이나 양말만 사서 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뭐랄까... 그냥 살아 있어서 사는 느낌?? 딱 그런 느낌이었다.

연애를 쉰지도 4년이 되어갔다. 보다못한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소개팅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일에 대한것을 제외하고는 자신감 및 자존감이 매우 떨어져있었던 나는 대부분을 거절했지만 딱 한번, 한번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개팅을 받아들였고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을 만나게 된 후부턴 어쩐지 사람같이 사는 것 같았다. 숨이 쉬어진다랄까. 별 얘기 아님에도 좋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할 수 있고 강변을 같이 거닐 수 있으며 가끔 함께 맥주도 한잔씩 하는게, 숨이 쉬어졌다. 본래 내성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지난 몇년간 내성적으로 살아와서 그런지 안했던 실수도 여러번 하였으나 그것마저 내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미녀와 야수라는 영화에 보면 야수는 자신의 모습이 두려워 숨어버린다. 그러나 우연히 찾아온 '벨'이라는 공주 덕분에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고 자신의 본 모습을 되찾는다. 이 영화의 야수처럼, 나도 우연히는 아니지만 찾아온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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