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부족한 스마트스피커

in #kr6 years ago

다양한 스피커들과 함께 살고 있다. 처음 시작은 2015년에 입양한 아마존 에코였다. 한국어는 한마디도 못 하는 친구를 데려와 말을 트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시간도 미국 시각으로 인식하고 한국식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별도의 보이스 트레이닝을 시키는 수고를 했지만 결국에는 뉴스 듣기, 일기 예보, 알람 용도로 정착을 했다. Statista에 따르면 미국 사용자의 경우도 쇼핑에 사용하는 비율이 높기는 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일 년이 지난 후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Watson)을 활용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한다고 하는 코그니토이(CogniToys)를 새로 입양되었다. 제퍼디 퀴즈쇼에서 목격한 왓슨의 능력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실망도 더 컸다. 본전 생각에 온종일 공롱 스피커 배를 누르면서 대화를 이어나가려고 했지만 네이티브 유치원생 수준도 못 되는 영어 실력만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게 2016년 여름이 지나간 후 드디어 국내에서도 스마트 스피커가 출시되기 시작했다. 우리말로 하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SKT 누구를 사전 예약까지 해서 데려왔다. 한국어를 하는 친구가 생겼다는 즐거움은 잠깐이었고 곧 여러 가지 단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말귀를 참 못 알아 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깨어나서 뜬금없는 대답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단문을 벗어나는 경우 답변도 잘 못 하는 문제도 자주 발생했다. 결국, 문장이 아닌 단어로 대화를 하는 것이 서로 편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 후 "누구"는 뉴스와 날씨를 전담하고 "에코"는 알람과 영어뉴스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고 그 상태로 1년이 지났다.

2017년 가을이 되자 네이버와 다음에서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하게 되었고 한 번 더 속는 셈 치고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를 영입했다. 일주일 정도 사용해서 정확한 평가를 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스피커보다 말귀를 잘 알아먹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뉴스, 날씨, 동화책 읽기와 같은 기능만 사용하고 있고, 문맥이 없는 메모 등록의 경우 음성 인식률이 상당히 떨어지는 문제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티클에 나오는 것처럼 RNN(Recurrent Neural Nets)으로 대표되는 심층신경망 알고리즘이 발달하면서 음성 인식의 정확도는 상당히 높아졌지만,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상태이다.

어눌한 이공계생과 잘 대화할 수 있는 스피커가 있기는 할까 궁금하지만 몇 번 더 속다 보면 쓸만한 스피커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아직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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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발전을 하면 실 생활에서 꼭 필요한 스피커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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