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취업, 기회일까요?

in #kr6 years ago (edited)

일본의 한 IT 엔지니어가 트위터에 전직의사를 시사하는 글을 썼더니, 외자계나 국내 인터넷관련 기업으로부터 오퍼가 쇄도했다고 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일반직업소개현황(2017년 12월현재)에 따르면, 현재 일본기업의 정보처리, 통신기술자로 분류되는 IT인재 구인배율은 2.82배다. 구직의사가 있는 IT인재1명당 준비되어 있는 일자리가 2.82개라는 뜻이다. 일본 IT인재 구인시장은 DeNA, Cyberagent, NHN Japan과 같은 인터넷 사업자의 개발자 채용러시에 의해 이미 몇년전부터 붐이 일고 있다. 다만, 각계 기업들이 4차산업혁명의 도래에따라 적극적으로 IoT, AI관련기술을 사업에 활용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IT인재 구인시장에서는 고급 기술자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현지 한 인재전문가에 따르면, 리먼쇼크를 겪고 회복기에 들어선 현재, 2000년대 초반 IT버블기 보다도 인재획득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느낄 정도라고 한다. 이에 따라, IT 인재가 받는 연봉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Yahoo사는 2018년 3월부터 IT관련 기술을 보유한 직종의 채용코스를 신설했는데, 신입 초년도 연봉이 650만엔 이상이다. 전직정보제공 서비스 비즈리치에 따르면, 경험이나 실적이 풍부한 IT인재의 전직구인의 연봉은 800만엔을 넘는다. 최근에는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외부 헤드헌터에게 의뢰하던 맞춤형 인재 채용업무를 전담하는 채용전문가 팀이 신설되기까지 했다.

종래 IT인재들이 IT수탁기업(벤더사)에 주로 채용되었다고 한다면, 이들 IT 수탁기업에 채용되었던 엔지니어들이 최근 인터넷기업으로 대거 유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및 중견기업 제조사(메이커) 혹은 서비스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관련 부서가 신설되면서 이들의 IT인재 채용도 늘어나고 있으며, 기업들에게 IT 인재를 파견하는 전문회사인 아웃소싱 회사의 IT인재 채용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인사가 만사인 만큼 구인배율이 2.82가 넘는 IT분야에서 IT인재들을 모셔오기 위한 기업들의 파격적인 인사또한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드 전문IT기업 Classmethod사는 IT인재의 재택근무 등 원격근무를 가능하도록 했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운영중인 Mercari사는 개발자가 원하는 개인용 PC를 지급하여 사실상 부업도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했다. 인터넷 광고사업을 근간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 거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한 Cyberagent사는 높은 평가를 얻은 엔지니어에게는 비서를 붙여주어 사무작업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개발업무에 집중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인터넷 광고를 발신하는 Supership사는 회사에 공헌도가 높은 개발자에게 사생활에 대한 자유도를 허용하여, 가령 한달에 보름정도 출근해도 통상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종래 수탁기업(IT벤더)으로부터 인터넷 기업으로 IT인력이 유출되는 이유는 높은 연봉과 함께 개발자의 자기개발욕구,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꾀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환경의 제공(근무처, 근무시간 등)등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기업들이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제도를 도입하며, 높은 기술력으로 개발자에게 커리어 개발기회를 제공하게 되면,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의 사업영역은 위협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제조업 및 소매업 분야의 일반 사업회사들도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과 기술을 융합하여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려는 일환으로 ‘디지털 사업부’, ‘IT사업부’ 등 관련 부서를 신설하여 IT기술자들에 대한 채용을 늘리고 있다. 특히, 체계잡힌 대기업들은 기존사업과 다른 영역에 대한 전략력을 높이기 위해 IT전문가인 관리자를 두어 오프라인 사업체질이 강한 사내에 IT신기술의 도입이나 인재확보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승강기 제조분야의 대기업인 Fujitec는 CIO(최고정보책임자)를 통해 IT인재 인사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Fujitec의 CIO는 사내 신기술의 도입이나 Amazon 클라우드 컨퍼런스에 자사의 IT기술자를 연사로 등단시켜 자사의 신기술 도입 현황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IT인재들이 신기술 개발이나 도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도록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적지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Uniqlo를 운영중인 First retailing사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업계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시스템의 크라우드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한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IT인재파견회사는 IT인재를 채용하여 교육 훈련을 시킨 후,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의 IT직종에 관련 인재를 파견하기도 하고 이들의 전직 혹은 프리랜서로서의 독립활동에 브릿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대기업으로부터 개발 업무를 수주받아 최소의 비용으로 개발에 임했던 종래의 IT수탁기업과는 다르다. IT인재파견회사의 사례로, Branding Engineer사는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교실 ‘TechBooster’ 를 통해 육성 후 이들 중 선별하여,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동사는 ‘Meetworks’라는 기술자 파견과 프리랜서 안건을 소개하는 서비스도 전개하고 있다.

일본 <IT인재백서(정보처리추진기구, 2017년 발간)>에 따르면 IT기업에서 일하는 기술자의 약 1/3이 인문계 출신이다. 대학에서 배출되는 관련 전공생과 현업에서 관련기술을 가지고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보니, Branding Engineer뿐만 아니라 인터넷 기업 또한 일반인 대상으로 한 코딩교실을 열어 인재수급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에 취업한 경험이 있는 한국 IT인재들로부터 일본IT벤더회사에서 낮은 보수에 루틴의 하도급 업무만을 수행하다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한다. 좋은 일자리인줄 알고 갔는데, 아니나다를까 한국인이 일본회사에서 고급 커리어를 쌓는 것은 쉽지 않았다는 사실에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러한 종류의 일자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IT인재시장 호황시에는 향후 특정 기술을 가진 고급IT개발자 혹은 인문계생이라도 IT교육을 이수하고 관련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으려는 한국 인재들에게도 양질의 일본취업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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