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약 일주일 전 부터 열이 나고 많이 아픈 중인데, 아마 올 가을 유행성 감기에 걸린 듯 하다. 면역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라 한낱 감기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게 딱히 놀랍진 않지만, 당연히 아프긴 하다.

특히 목 안에선 살이 찢어진 듯한 통증이 멈추질 않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는데, 진통제로는 더 이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 같아 몇몇 친구들에게 좋은 방법을 물었다. (feat.동네 슈퍼 아저씨)

답변들 중에서 최대 공통 분모는 따뜻한 차, 꿀, 레몬.
집에 꿀과 레몬이 없어 차를 계속 마셨지만, 그래도 영 차도가 없으니 원. 지난 주는 그렇다 쳐도, 당장 이번 주엔 목을 쓸 중요한 일이 있어서 슬슬 맘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친구 L과 V에게 SOS을 쳤다, 정말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고.

L « 음, 아니면, 난 목이 아플 때 엄청나게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 »

나 « ??? 그게 도움이 돼? 어떻게?? »
L : « 응. 진짜 맵고 쎈 걸 먹어서 목의 통증을 “죽여서” 삼키는 거지»

나, V : « ...... »

나 « 아냐 아냐 아냐, 나는 지금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아 »
V « Noooo, 저거 하지 마. 꿀을 많이 먹어 봐 »

너한테 괜한 걸 물어 본 내가 잘못인가 싶었지만, L은 정말 진지하게 말하고 있길래 나도 그냥 고맙다고 했다.
결국 또 다른 좋은 해결책은 얻지 못했고, 아마 하던 대로 좀더 버텨 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멀쩡하다가 가끔 이렇게 엉뚱한 소릴 하는 L이 너무 귀엽고 좋다. 사랑하는 친구 때문에 이 와중에 한번 웃었다 ㅋㅋ 으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