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미세먼지 위기?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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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세간의 화제 미세 먼지는 단연코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 보인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로부터도 미세 먼지의 폐해를 전해 듣고 있는데, 이곳 유럽에서도 미세 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 주제에 관해서, 중국이야 워낙 오래 전부터 악명이 높으니 그만큼 전문가들도 많고, 한국의 사정도 나보다는 직접 겪고 있는 이들이 더 잘 알 테니 내가 뭐라 말할 건 없을 것 같고, 그나마 파리의 현황과 비교해 보는 건 흥미롭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가 전부터 대기 오염, 환경 보호에 무지 신경을 쓰는 나라인 건 알고 있었지만, 요새는 TV 뉴스, 인터넷 기사에 부쩍 미세 먼지가 많이 언급된다. 얼마 전에 얼핏 본 뉴스에서는, 직접적으로 ‘미세 먼지’라는 용어가 나오진 않았는데, 그런데 ‘너무 작아서 측정할 수 없는 위험한 먼지’가 대기 중에 꽉 차서 위험하다, 등등... 그런 내용을 역설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잠깐 어떤 생각이 들긴 했지만, 가던 길이 있어서 그냥 넘겼었다.


그러다 문득 다시 생각이 났는데, 그래서 인터넷 검색으로 좀더 알아 보니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프랑스 대기 사정이 더 많이 안 좋아 보여 조금 놀랐다.

공식적으로 프랑스에서 연간 최소 48,000명의 사망자(전체 사망 원인 중 9%)가 공기 오염으로부터 발생하고, 비공식적으로는 사망자 수가 더 높을 거라고 하는 것이다. 징후들은 주로 기관지염, 천식, 심장 질환, 알레르기, 폐암 등으로 나타난다고.

아, 물론 프랑스에서만 이런 종류의 사망이 발생한다는 건 아니고, 이게 현재 전 세계적인 현상임은 알고 있다. 단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는 것.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다. 내가 영상과 사진으로 보는 중국과 서울의 하늘은 그냥 보기만 해도 코에 검은 때가 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뿌옇고 탁한 건 사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보이는 파리 하늘은 꽤 청명하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만 그런 건지, 뭔가 다른 기준이나 연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저렇게 파란 하늘을 보고 더럽다 말하기가 좀 이상한데.


어쨌든 몇 가지 이유를 찾았는데, 큰 의문은 해결된 것 같다.

1.먼지 종류의 차이

요새 한국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용어는 그 이름도 엄청 미세한‘초미세먼지’, 즉 PM(particulate Matter) 2.5이고, 프랑스 tv에서 말한 ‘측정 안 되는’ 그 작은 먼지가 뭔지 좀더 알아 보니 PM10 이었다. 미세먼지를 이르는 PM 뒤에 붙은 숫자는 입경, 즉 입자의 지름을 나타낸다 (PM10 - 입경 10μm 이하, PM2.5 - 입경 2.5μm 이하).

PM10도 위험하지만, 굳이 둘을 비교하면 2.5가 더 위험하다. 그래도 좀더 제대로 둘의 차이를 짚어 볼까. PM10도 벌써 지름 10μm 이하로 기존의 다른 먼지, 노폐물에 비해 훨씬 작은 크기로 인체의 웬만한 섬모들은 수월히 뚫고 폐포까지 침투해 호흡계에 심각한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작은 PM2.5는 폐포를 넘어 혈관으로까지 침투할 수 있어, 동맥경화 등 심각한 혈관계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만화 드래곤볼에서도 그랬는데, 앞에 ‘초’가 붙은 건 진짜 무서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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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한국에 비해 프랑스에선 아직 화두가 “초”미세먼지까진 가지 않은 것 같다,현실적으로 우려되는 먼지의 질과 농도 자체가 다르다.


2.기준/인식의 차이


WHO의 PM10 환경 기준이 연평균 20㎍/㎥, 24시간 평균 50㎍/㎥ 이다.

한국의 기준은 연평균 50㎍/㎥ , 24시간 평균 100㎍/㎥ 이다.

프랑스의 기준은 연평균 40㎍/㎥, 24시간 평균 50㎍/㎥ 이다.

중국은 뭐 …...



보다시피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한국과 프랑스의 PM10 연평균 기준은 딱 더블로 차이.

그러니까, 프랑스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고위험 수준이라고 사람들이 난리가 나더라도, 실질적으로 한국, 중국에서 난리가 난 것과는 현실적으로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프랑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기 오염 문제, 환경 문제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그리고, 그러니, 미세먼지 농도만 가지고 난리를 치는 것도 아니다. 크게 오존(O3)과 이산화질소(NO2)도 함께 셈하며 공기 관리에 매우 경각심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오염 수준이 조금만 심해져도 다른 나라들보다 더 민첩하게 더 심각한 어조로 나오는 것 같다는 게 현재 내 생각이다.

중국 베이징에 소재를 둔 The World Air Quality Index 프로젝트 팀이 운영하는 아래 실시간 세계 기질 맵 보면 각 도시별 대기 오염 현황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https://aqicn.org/



음... 그런데 PM2.5 기준이 WHO에 최근에 생기긴 했지만 사실상 초미세해서 정확한 계측이 안 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위 맵에서는 PM2.5 수치도 나온다. 이게 이젠 되는 건가? 팩트를 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 주심 감사드리겠습니다…

또 이 웹사이트에서는 (자체 기준으로 평가하는) 국가별 대기 오염 레벨도 볼 수도 있는데, 지금 얘기하는 중국, 한국, 프랑스만 좀 보니… 프랑스는 레벨 68로 좀 더럽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고 아주 예민한 사람들에게만 불편한 수준, 한국은 레벨 168로 모두가 불편을 느낄 정도이고 민감한 사람들은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중국은 레벨 999... 누구나 건강이 이상해지지 않으면 이상할 수준이라고 하는군.



결국, 프랑스도 대기 오염에 있어서 그렇게 안전한 곳은 결코 아니지만 어쨌든 현재로선 중국과 한국 만큼은 아닌 것 같다.

이것들 말고도 또 다른 요인들이 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일단 이쯤에서 나의 안 어렵고 친근한 미세먼지 이야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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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이 다르니 그렇게 되는군요. 한국 기준으로도 난리면 정말 심각한거란 얘기네요ㅠㅠ

네, 근데 다행히(?) 이곳이 한국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한~참 걸릴 것 같긴 해요. (아 쏙쌍하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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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2.5도 실제 계측이 되긴 되죠. 전용 기계도 있을테구요. 공기 샘플 빨아들여서 큰 입자를 원심분리기로 다 내보내고 작은 것만 남겨서 측정한다고도 하는데, 저도 정확한 아는 것은 아니라..

그럴 것 같네요🤔 언제 가능하면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부분이네요.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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