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Stravinsky place, Paris / 스트라빈스키 광장에서
5월이 끝나는 중.
하릴없음을 누리러 밖에 나와 앉은 게 얼마만인지 기억이 아득하다니, 그러고 보면 멍 때리는 일도 때론 값지다.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옆을 지날 때 늘 슬쩍 한번씩 쳐다만 보던 스트라빈스키 광장(Place Igor Stravinsky)에, 오늘은 들어와 보았다. 행선지 없는 외출은 참, 그게 주는 즉흥성이 좋다.
생각보다 앉아 있기 괜찮은 곳이다.
분숫가에, 계단에, 혼자 또는 여럿이 앉아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 틈에 나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어 보니, 나도 마치 여유를 즐기는 일원이 된 것 같다.
사람들을 구경해 본다.
열심히 얘기하는 여자 친구들, 혼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 그 모든 타인들의 모습에서 나를 찾을 수 있다.
그런 평범함을 나는 때론 시시하다고 생각했고, 때론 어려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체 뭐가 나를 그렇게 멀뚱히 서 있게 했을까? 맘만 먹으면 한 발짝에라도 들어올 수 있었는데.
하루종일 머리를 짓누르던 무게가 좀 가벼워지는 게 느껴진다. 종종 이렇게 나와서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자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평범함은 말 그대로 그냥 평범하다는 걸 차차 알아갈 것 같다.
물이 튀어대는 소리, 여기 저기 국적 모를 말 소리, 뛰노는 애들이 지르는 소리, 지금 여기에선 이게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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