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랜덤 열기] 사랑의 기초 中

in #kr3 years ago

" 준호가 가만히 민아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왼손과 오른손을 잡은 채 밤길을 걸었다.
누가 왼손이고 누가 오른손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별은 높이 반짝이고 봄꽃들이 뿜어내는 향내는 아스라했다.
귓가에 종소리가 잘랑거리는 밤, 저 우주 만물 사이에 작동하는 오묘한 섭리 앞에 무릎 꿇고 고해성사를 바치고 싶어지는 밤, 봄밤이었다."

나는 수줍어 괜히 땅이나 다른 곳에만 시선을 이리저리 던지면서 걸었다, 그는 나를 보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별을 볼 정신은 내게 없었다. 다만, 차가 없는 도로에 길게 드리우는 그림자 둘의 세상을 풍랑 소리가 풍성히 채워 주고 있었던 것만큼은 진하게 떠오른다. 예쁜 날씨는 아니었지만, 잊기엔 그 밤은 너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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