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박대

in #kr5 years ago

門前薄待 (문전박대) 인정(人情) 없이 몹시 모질게 대(待)함

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오늘 문전박대를 당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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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을 나가고 있는 요즘이다.

마지막 학기라 10학점 밖에 안들어도 되지만 등록금 다내고 수업 덜듣는게 아깝다고 생각하여 인터넷으로 들을 수 있는 교양강의 몇개를 신청했다.

그 중 한 과목의 오리엔테이션이 오늘 있었고 실습으로 인해 참석이 힘든 상황이었다.

오티이기 때문에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 이지만 그래도 내가 해온 대학생활동안 오티라고 안가고 이런건 없었다.

특히 이 수업은 인터넷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수님 얼굴을 볼일이 없는 과목이었기에 한번 뵙고 싶기도 했다.

오티 시간 한참 전에 교수님 연구실로 찾아갔다.

똑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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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를 했고 안에서 계속 말소리가 들리는걸 봤을때 통화중인것 같았다.

그래서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전화를 받으며 교수가 나왔다.

전화를 끊지 않은채로 표정으로 무슨 일때문에 왔는지 묻고 있었다.

얼굴에는 바쁨과 짜증이 가득했다.

양손으로 교수님을 가르키며 당신을 보러 왔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전화기를 잠시 귀에서 떨어뜨리더니 무슨일이 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ot 불참할것 같아서 미리 왔다고 말했고 "그건 본인 판단이죠" 라고 말하며 문을 닫고 다시 통화를 이어나갔다.

5초도 안되는 이 짧은 순간을 위해 나는 소중한 휴식을 포기하고 학교에 왔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그토록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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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바빠 보였다.

오늘의 경험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바빠보인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바빠 보인다는게 나에게는 기분이 좋은 말이었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것 같았기에

근데 꼭 그런건 아닌것 같다.

바빠 보인다는 것은 남들에게 관심이 없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바빠도 오늘 봤던 그 교수처럼 행동하지는 말아야겠다.

누군가 나를 찾아왔을때 잠깐이라도 진심으로 그 사람을 대해야겠다.

그리고 그 과목은 수강 정정기간 내에 다른 학생들을 위해 양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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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서 무슨말을 쓰는지 모르겠다.

살짝 배가 고픈데 야식을 먹고 집에 갈지, 집에가서 야식을 먹을지 고민이 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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