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들이 학계에 정착하기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는 연구

in #kr5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학계에 계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박사를 받고 나서도 학계에 온전히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 트렌드를 정리한 연구가 온라인에 있네요.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제목은 "Changing demographics of scientific careers: The rise of the temporary workforce"

https://www.pnas.org/content/115/50/12616

이 연구에서 파악한 가장 첫번째 경향은 논문을 주도적으로 발표한 그룹의 경우 학계에 정착할 확률이 좀 더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왼쪽타원에서 빨간 선 아래가 논문연구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주로 하는 그룹, 그리고 그 위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그룹입니다. 오른쪽 타원에서는 궁극적인 정착지를 보여주는 데 가장 왼쪽의 transparents (무존재감)으로 부터 full career (아마 교수나 정규 연구원이겠죠), 그리고 그 중간에 여러가지 단계에서 학계를 떠나는 경우를 들고 있습니다. 논문 연구에 참여도가 낮은 연구원은 결국 학계를 떠날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시간에 따라 논문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연구원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시간이 갈 수록 많은 연구원들이 연구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아래 그래프는 연구를 시작한 이래 학계에 생존할 비율을 시기와 전공별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공과 무관하게 시간이 지날 수록 학계 내의 생존률은 줄어들고 있으며, D 에서 보시면 2010년에 들어서 학계 인력의 절반이 5년 뒤에 학계를 떠난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논문연구에 주도적인 정도와 학계에서의 생산성 (productivity), 논문인용도 (citation), 그리고 연구협력 정도( collaboration)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선으로 표시된 주도적 그룹이 점선의 서포트 그룹보다 생산성이나 연구 협력에서 우위에 있으며, 교수로 완전히 정착하는 그룹 (F) 이 커리어 초기에 좀 더 두각을 나타내지만 상관관계는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부터는 이 연구에서의 토의와 저의 해석이 섞여있습니다.

학문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서 일부는 주도적인 역할에 정착하고 나머지는 보조하는 역할에 그칩니다.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학계에 기여하는 바가 특별히 적지 아니함에도 연구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으며, 이는 높은 확률로 학계를 떠날 이유가 됩니다. 또한 학계에 궁극적으로 정착하는 사람들이 학계를 일찍 떠나는 사람들보다 커리어 초기의 연구실적에서 월등하지 않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학계에 남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그 연구자의 역량과는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많은 박사들이 양산되었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한정됨에 따라 대부분은 포닥으로 떠돌고 연구의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그 중 많은 사람들이 학계를 떠날 수 밖에 없는데 이것은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효율적인 역할 분담을 빙자한 주도적 연구의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 역할 분담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역할 분담이 실력과 무관하게 이루어 진다면 인맥과 정치가 판을 칠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은 연구비를 위한 경쟁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도 기기 개발을 하는 입장이라 서포트를 하는 그룹에 속할 것 같습니다. 학계 자체가 겪고 있는 활력의 상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저 또한 제가 계속 학계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두려움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광학이나 데이터 처리 같이 제가 했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인더스트리로 곁눈질을 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학계가 박사들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는 이미 십년전에 나온 얘기입니다. 그 때부터 이미 미국 박사 졸업생 중 학계에 정착하는 비율은 25%밖에 되지 않으니 적극적으로 인더스트리로의 이직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이렇게 많은 박사를 양산하는 시스템 부터 손을 봐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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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박사 양성 시스템은 아무래도 '다단계'와 유사하니 점점 자리잡는게 힘든 것이 당연하겠지요.
어떤 회사가 절 받아줄 수 있을 지 저도 고민중에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좀 있더라구요.

박사의 수가 증가하는데 연구 결과는 더욱 중앙화(?)되어 에이급 연구자들의 비율이 높아지니.. 연구 결과 측면에서 빈부격차가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인더스트리로 많이 빠지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고 권장되기도 하는듯.

예,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을 먹여살리자면 너무 큰 돈이 들어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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