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은 과잉 공급일까? :: 제주도 주택시장으로 보는 지방 부동산 시장
http://v.media.daum.net/v/20180207063115019?rcmd=rn
제주 부동산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기사이다.
사드 이슈 이후 중국인들이 자취를 감췄고, 2017년 들어 '육지 투자자'들도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평이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도로 부동산 답사를 갔을 때, 주민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서귀포나 제주 외곽의 경우 32평 4억원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한 것은 맞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분양 단지들의 입지가 더 문제'라는 의견이었다.
지역이 부동산 불황이라고 낙인찍히는게 싫어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지만, 내가 느낀 바로도 그랬다.
미분양이 문제라고 기사화되는 단지들은 '누가 저기서 살라고' 지을까 싶은 입지들이다.
신규 분양단지들은 제주시나 서귀포시의 기존 주거단지와 떨어져있어서 교통이나 교육 측면에서 불리한 곳이었다. 그렇다고 대단지 분양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입지를 창출할 능력도 없다.
애월과 한림 지역의 경우 바다전망은 북향이다. 게다가 해변에 집을 지으면 해풍으로 인해 창문을 열어둘 수 가 없다. 건물 내구성에도 문제가 된다.
차라리 서귀포 해변가 집이라면 모를까, 제주시 해변가 집은 인기가 없다. 제주도민들이 싫어하는 환경조건이다.
제주시 건축물 분양정보
http://www.jejusi.go.kr/field/life/help/building.do?currentPageNo=3
최근 제주도 미분양 사태는 공급의 양 뿐만 아니라 공급의 질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기사에 언급된 서귀포시 동홍동 '해밀타운 연립주택'을 아래의 지도에서 살펴보자.
바로 앞에 중고등학교가 있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주택가인 동홍초등학교 인근까지는 2km 정도 거리이다. 도보로 30분 거리.
입지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분양을 서두르기 위해 빌라들을 우후죽순 올리다 보니, 하자 투성이인 주택들이 대거 들어서고 있다.
2016년까지 제주지역에서 보여진 "짓고나면 분양은 된다"라는 신화가 낳은 촌극이다.
[동홍동 해밀타운 연립주택]
자료 : 호갱노노
제주도 분양시장은 "좋은 주택"이 없다는 문제가 더 크다.
기사에도 언급되지만, 제주시 노형동에서 2017년 7월 분양한 '해모로 루엔'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82.3대 1을 기록했다.
아래의 지도를 보면, 제주의 신도심인 노형동도 2000년대 초반 분양단지들이 대부분으로 15년 이상된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해모로 루엔은 대단지가 아니었음에도, 노형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으로 분양에 성공하였다.
[노형동 해모로 루엔]
자료 : 호갱노노
제주 부동산 기사들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고 있다.
대부분의 제주 부동산 기사들은 청약 미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정보이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주택 구매 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입지, 교통, 교육, 환경요소가 제대로 갖춰진 주택 공급이 없기때문에 그런 주택을 살 마음이 없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진정한 의미의 디벨로퍼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디벨로퍼는 제주도심과 배후지역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주택 수요자들과 지역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개발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매입 가능한 토지부터 찾고, 부동산 상승 심리에 편승해서 아파트, 그게 잘 안되면 빌라부터 올려서, 단기간에 사업이익을 챙기려고 한다. 이런 사업장은 차라리 분양이 안되는 것이 낫다.
결국 피해자는 수분양자들이다. 미분양 단지의 오명하에 재산상의 손해를 감수해야하고, 날림공사에 따른 하자보수로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제주 구도심 정비는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과제이다.
주택 사업장 답사 과정에서 제주인들의 새 아파트에 대한 목마름이 느껴졌던 대목이 있다.
제주시 삼화지구에서 차로 2분거리 떨어진 단지는 주변 기반기설이 다소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분양이 잘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평지였고, 주변에 아파트와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던 것이 장점이 되었다.
명백히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없음에도, 사람들은 차선책으로 이 곳을 선택했다. 만약 조금 더 좋은 입지였다면, 입주자들의 복리가 더 향상되었을꺼라 생각한다.
주택 개발은 지역사회의 복리 증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주택 개발은 영리추구 활동이다. 하지만, 주택은 주변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회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영리추구와 복리증진의 교집합은 지극히 자본주의 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사업자는 입주자들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그 대가로 분양대금을 수취하여 개발 이익을 얻어야 한다.
디벨로퍼들이 해결할 수 없는 주택문제는 정부의 개입을 통해 공공분양, 공공임대주택으로 해결하면 된다. 나아가 정부도 디벨로퍼들의 합리적인 사업을 위해, 구도심 정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도심 정비는 디벨로퍼들의 힘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난개발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원을 잃게 만든다. 해안가 중심의 타운하우스 개발이 아니라, 구도심 정비를 통해 원주민들의 복리를 증진하고, 해안가에는 질서있는 휴양단지 구축이 필요할 때이다.
부동산은 역시나 어려운 분야군요.
잘보고 갑니다.ㅎ
저도 배우고 있는 아마추어일 뿐입니다ㅎ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