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효과

in #kr6 years ago

"페이스북에서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새어나갔다!!!"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도왔다!!!"
"페이스북이 브렉시트의 주범이다!!!"

미디어란 자극적인 문장을 확대시키는 주범이어서 팩트만 건조하게 설명하는 척 하면서도 사실은 사람들이 오해하길 바라는 것처럼 트릭을 깔아놓는다. 최근 일어난 페이스북 사태의 결론이 저 위의 문장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오해했다. 물론 많은 기자들은 저렇게 글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약 30만 명이 개인정보를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동의했는데, 그 개발자가 동의한 사용자의 친구들까지 싹 다 정보를 긁어모았다. 그렇게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모였지만, 물론 이 4970만 명의 개인정보는 30만 명과 비교하면 매우 적고 사소한 정보만이 제공됐다." =>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제목은 페이스북에서 5000만 명 개인정보 유출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와 브렉시트도 마찬가지다. 저렇게 개발자(캠브리지대학 교수다)가 빼돌린 정보를 선거캠페인 마케팅 등을 전담하는 회사가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줬던 것이다. 페이스북이 도운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잘못이 페이스북에게 있다. 하지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저널리스트들의 모습이 답답할 뿐이다.

스크린샷 2018-03-23 오전 12.07.03.png

이 스크린샷은 저커버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남긴 입장에 대해 데이빗 커크패트릭이 올린 질문이다. 커크패트릭은 저커버그를 취재해 "페이스북 이펙트"라는 베스트셀러를 쓰기도 하신 분이다. 페이스북 덕분에 성공한 기자가 저커버그를 몰아붙인다.
"뭘 쓴 건 좋아. 너희 회사가 이번 사태로 겪은 엄청난 신뢰 하락을 어떻게든 다시 회복해보려는 시작이 될 수도 있을거야. 그런데 내 생각엔 말야, 페이스북에 쓴 글 뒤에 숨어있어서는 안 돼. 공개석상에서 질문을 받아야지."
저커버그: "좀 있다가 CNN하고 인터뷰할거야."

저널리스트들이 저커버그와 페이스북을 지난 며칠 간 얼마나 몰아붙였는지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양반이고, 누군가는 "셰릴 샌드버그가 CEO가 되는 게 낫겠다"고 훈수를 두고, 누군가는 "페이스북 경영진 사이에 내분이 일어났다"며 분란을 부추겼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신없을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가"라고 빨리 언론의 질문에 답하라던 것이 사나흘 정도다. 신문사, 방송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고가 터지면, 당신들은 사나흘 동안 사태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가?

페이스북이 큰 문제를 겪고 있지만 그래도 믿어보고 싶어지는 것은 이런 모습 덕분이다. "잘못했습니다"라고 대표가 나서서 말할 수 있고, 일단 문제를 파악한 뒤에는 카메라 앞에서 질문을 받는 모습. 난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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