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야니 / steemitpoem

in #kr7 years ago

날라야니 / steemitpoem

그녀의 선잠으로 지은 밥을 먹는다
수 없이 입으로 뜯어 지은 옷을 입고
생강 곱게 갈아 마음을 짠 차를 들려
아내향 가득한 가방을 들고 나서게 한다

점심 먹었느냐는 일상의 안부 전화는
동료들 목멘 눈빛들로 득실하게 하고
언제 오느냐는 전화는 받은 적 없으니
술자리 참석 못하는 가방이 한숨을 짓는다

날라야니!
내 아내의 전화명이다
남편이 남긴 거친 밥도 먹으며
허상의 끝에 날 기달려 돌려세우고
기어이 미소 짓게 만드는 고운 사람

꽃 피고 비 오거든
가장 먼저 알려 기쁨 주고
가시 같은 나를 보듬어
기어이 꽃피우게 하며
영광된 자리에 앞 세워 존재케 하는

그 사람은 신의 딸
나의 날라야니!
큰 바람 불어 망연하였던 날에도
사랑을 들이밀어 중요함을 알게 하였지
갱년 조차도 조용히 삭혀 쥐여주는 이
오늘도 새벽녘 주방 불빛이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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