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과 표절 블로그

A. 여는 글

지금까지 살면서 작업장 사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세분 정도 만나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분은 작업장 사장님, 한분은 트위터 담당직원, 한분은 블로그 담당직원이었고 각각 표면상으로는 바이럴 마케팅 사장님, sns팀 담당자, 파워블로거였습니다.
위에 세분과 이야기를 하며 얻었던 정보와 감상을 여러분과 나눠볼까 합니다.
스팀 블로그 하시는 분들에게 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가짜 블로그에 낚이는 위험이 줄어들기를 바라며 현재 활동하시는 작업장 사장님들은 직종을 변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B. 작업장은 무엇인가?

여기 세명의 블로거가 있습니다.

여대생 A양 -- 아는 오빠가 사준 OOO ... 상자를 열어보니 글쎄!...
아기엄마 B -- 오늘 OOO을 가보았는데요,... 우리 아기도 한 그릇 뚝딱!...
리뷰어 C군 -- 제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전문정보를...

초록창 블로그에서 많이들 보신 유형일 겁니다.
이런 블로그는 누가 만드는 걸까요? 왜 그렇게 많을까요?
위의 세명이 동일인물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설마 이런 인간일리는 ...
[아수라상 조각, 출처 및 구입처 :http://item.rakuten.co.jp/kaiu-art/r-1480/]

초록창이든 뭐든지 간에 기존 플랫폼의 인기 태그 메인페이지에 걸리는 건 절반 이상 작업장 포스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작업장은 기업들에게 광고비를 받고 일반인인척 블로깅을 해서 플랫폼의 메인 페이지에 걸리게 해주는 것이 주 수입원입니다. 그 외에 물품을 판매하거나 AD를 달아서 수익을 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기업형 가짜 블로그라고 보시면 됩니다.

C. 작업장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작업장은 세분화된 운영팀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제가 비교적 자세한 내용을 들은 블로그와 짹짹이에 대해서만 얘기해보겠습니다.

• 블로그팀

  블로그팀은 일상 블로그 팀과 파워 블로그 팀이 있습니다.
  일상 블로그 팀은 주로 여대생 A양, 가정주부 B엄마로 활동합니다.
  광고 포스팅의 단가가 성형광고>넘사벽>제품>매장방문 순이라서 해당 포스팅을 하기 편한 순으로 블로그 주인장의 캐릭터가 배정됩니다.
  또한 상기한 순서는 블로그 폭파의 위험도 순서이기도 합니다.

  블로그 폭파는 플랫폼 운영진에서 계정을 정지시켜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초록창 블로그 운영진들이 노는 게 아닙니다. 작업장 블로그가 걸리면 계정정지입니다.
  정지되면 어떻게 되냐고요?
  파워블로거 지망생 C군으로 환생합니다.

다음생에는 자유롭게 살거라.
[환생해보고 싶으신 분은 --> 출처: http://www.simsimhe.com/m/?bo_table=test&wr_id=1083085]

물론 A양,B엄마,C군은 동일인물입니다.
작업장에서 블로그 폭파에 대한 보험용으로 일반 블로그도 매입한다고 합니다.
저에게 정보를 주신 작업장에서는 당시 시세로 팔로워 숫자에 따라 5~20만원에 일상 블로그를 매입했었습니다.
초록창 블로그 오래 하신분들은 한번 정도 제의 받은 적 있으실 겁니다.
[혹시 초록창 블로그 하시는 분들 계시면 절대로 넘기지 마세요. 개인정보까지 같이 팔아넘긴다는 뜻입니다.]
포스팅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일상 블로그는 대게 1인 3계정 정도를 운영합니다.

파워블로거 팀은 1인 1계정 혹은 일상팀 겸임입니다.
마케팅 타겟을 정확하게 설정해서 조심스럽게 키워냅니다.
매일 매일 전문지식 포스팅을 올려서 해당 분야에 관심있는 팔로워들을 늘려갑니다.
이쪽은 광고 포스팅 보다는 특정 상품을 판매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파워블로거팀은 후에 까페팀으로 승급하기도 합니다.

• 짹짹이 등 단문 SNS팀

  정직원은 별로 없고 대게 알바로 운영됩니다. 1알바당 5계정 정도가 배당되고 하루에 한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관리 가능하며 당시 시세로 꽤 짭짤하게 시급을 쳐줬다고 들었습니다. (그 알바가 저랑 친했습니다. 취업하기 전까지만 이런거 할꺼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취업하셨기를 빕니다.) 로봇계정으로 소위 말하는 알계정도 다수 돌려놓습니다. 팔로워 부풀리기나 아이디 선점 용도로 로봇을 어느 정도 확보해놓는다고 합니다. 이쪽은 정보를 자세하게 듣지는 못했습니다.

D. 작업장은 왜 나쁜가?

• 표절!표절!표절!

  필연적으로 작업장은 표절 블로그를 운영하게 됩니다.
  알바가 여대생도 됐다가 아주머니도 됐다가 하는 것 자체가 일반 사용자에 대한 기만이기도 하지만 진짜 문제는 표절입니다.
  사람들이 관심갖고 꾸준하게 구독할 만한 컨텐츠를 보유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물며 작업장 차려서 돈 벌 궁리하시는 분들이 매력적인 컨텐츠를 생산할 능력이 있을까요?
  그래서 베낍니다. 책을 베끼고 인터넷을 베끼고 남에꺼 살짝 바꿔서 자기꺼라고 합니다.
  표절의 아픔은 당해본 사람만 압니다.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피해증명은 오롯이 피해자의 몫입니다.
  피해자가 유명인이 아니라면 바로잡기 위한 과정은 길고 고통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표절을 하는 쪽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깟게 뭐라고, 네가 뭔데 나서?, 지는 깨끗한가?, 세상이 원래 그래, 돈주면 될거 아냐?, 재수없게 걸렸네"
  최근 kr 커뮤니티에서 일어났던 표절 사건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분노한 것은 이러한 권리침해 행위에 대한 대중의 인내심이 이미 임계점을 돌파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트라우마를 팔아서 돈을 벌지 맙시다.

• 판이 깨집니다
  작업장 해보신 분들은 한번 쯤은 플랫폼에서 킥을 당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플랫폼 운영진측에서는 자체 필터링을 돌려서 작업장 계정이라고 판단되면 블로그를 정지시켜버립니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플랫폼의 가치는 컨텐츠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표절글 등의 가짜 블로그가 메인페이지를 점령해버리면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초보자들이나 계속 걸려들지 실제로 블로깅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죠?
  해당 플랫폼의 서비스를 아예 이용을 안해버립니다.
  물에 고기보다 미끼가 더 많은데 낚시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작업장의 본고장인 초록창 플랫폼의 검색 트래픽은 꾸준히 하락중입니다.)

물이 죽으면 물고기도 죽습니다
[이미지 출처, 환경운동 연합 사대강 탐사보도: http://kfem.or.kr/?p=165428]

E. 작업장은 유망한가?

이미 아시잖아요. 끝났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몰려오셨잖아요. 최적화 수법이 너무 퍼져서 작업장 숫자가 포화상태입니다. 포탈에서 맨날 철퇴맞고 커뮤니티에서는 먹튀 유저로 찍히고 동업자들은 왜 이리 많은지 게다가 일반 블로거들까지 사업주와 직매하는 실정이니 살기가 힘드시죠? 스팀블로그가 만만해 보이니까 여기서 하던 거 다시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시죠? kr스팀판처럼 작은 커뮤니티에서는 안 걸릴 수가 없습니다. 엄한 디지털 화전민들 텃밭에 재 뿌리지 마시고 일해서 돈 버세요. 작업장 하시는 분들 근성만은 인정합니다. 그 근성이면 뭘해도 성공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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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사장님 돈 버셔야죠! 요즘은 다 하는거에요!" 해맑게 웃던 23살의 작업장 사장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3년전만 해도 잘나가셨는데 지금은 어디가서 무얼하고 계시는지 서초동에서 봤단 소리만 안들렸으면 좋겠습니다.

PS. 그림 그리고 덕질할려고 만든 블로그에 자꾸 심각한 얘기만 하는 건 취지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이 번 포스팅을 끝으로 당분간 글을 올리는 포스팅은 자제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덕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팬아트와 그림공부 관련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