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단상] 주제와 구도
늘 앞으로 달려가기만 하면 되었던 시절을 저는 늘 살고 있습니다. 단순할 수록 편한게 인생의 특징 중 하나죠. 그래서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늘 쉬지를 못합니다. 그런 걸 바라보며 늘 자신의 위치를 챙기며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좀 답답하단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서 있는 위치를 별로 생각하지 않고 사는게 편했던 저이지만 최근들어 큰 전환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먼 4년 정도의 주기로 큰 이벤트가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뭐 계획한 건 아닌데 계산해 보면 말이죠. 그리고 전환기란 늘 선택을 요구합니다. 물론 선택이 결코 쉽지 않은 두 개의 길이죠.
길을 선택하는데 제 원칙같은게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닙니다. 원칙이란 그럴 때 필요한게 아니라, 오히려 사소한 결정에서 필요하더군요. 원칙보다는 가끔 흐름이랄까요. 그게 너무 강해서 번번히 휩쓸려서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내 선택과는 상관없는 반대쪽 해안가에 올라앉아 있는 저를 발견하곤 했거든요.
물론 그 원칙이란 것도 내가 정하고 내가 나한테 적용하는 것이죠. 그런 건 씨알도 먹히지 않다가 떠밀린 다음 뒤를 돌아보면 두 가지를 느끼게 되더군요. '저 길로 갔더라도 비슷했겠다'란 생각,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선택된 이 길도 나쁘지 않았다'란 생각.
그런 것 있잖아요. 패키지 여행을 떠났는데, 가끔 이 곳에 더 머무르고 싶지만 모두가 탄 버스에 시간맞춰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패키지가 주는 약간은 부자유스럽지만 묻혀가고 얹혀가는 그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 온전하게 혼자이고 싶을 때가 많은 성향이지만, 패키지가 재미있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이상한 갈등심리. 어쩌면 내성적이나 외향적이란 기준은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두 가지 성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대신 하나는 생각해야 한다는걸 새삼스레 발견한 오늘입니다. 바로 내 위치. 그리고 상대방과의 구도를 살핀다는 것.
부정적으로 흥분되어 있는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나 나름대로는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다고는 했지만, 옆에서 보면 주변온도보다 붉은 색으로 티가 났나 봅니다. 저도 그걸 스스로 감지했던지, 저의 아이스뱅크 연어님 @jack8831님께 슬쩍 주제를 보여드렸더니 생각치도 못하게 한참동안 강의(?)를 들었습니다. 점차 제 붉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온도가 떨어졌고 약 30분(?)만에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가르침을 하나 배웠습니다. ‘구도’란 주제였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을 때도 주제는 잘 찾는 편인데 늘 구도를 못잡습니다. 글을 쓸 때도 늘 주제는 잘 잡지만 구도를 잘 못잡습니다. 그런 단점은 제 인생을 사는데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그래서 ‘구도’란 말을 듣는순간 느낌이 제대로 왔습니다. 비록 아침부터 흥분했지만, 그 덕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 위치와 구도를 잡는다는 것, 내가 능력있는 사람일 수 있는게 주제를 늘 잘 잡아내서 풀어내는 것이라면, 내 능력이 타인들 속에서 녹아날 수 있는 건 바로 위치와 구도를 잡는 것이겠죠. 한 번도 신경쓰지 않고 살았던 구도를 파악하는데 마음을 좀 기울여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이번 제 인생의 전환기에서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줄 것도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soosoo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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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 이야기 같네요!! 제가 생각해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생각들은데 전 그 생각을 왜 할까... 이런생각이 들때도 많아요! ㅎㅎ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흐름에 휩쓸려 살아갈때가 많죠!
연어님이 아이스뱅크였군요! ㅎㅎ
주변에 뭔가를 해결(?)해줄 사람이 있다는건 복이지요^^
내 능력이 타인들 속에서 녹아날 수 있는 건 바로 위치와 구도
좋은 화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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