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침에 만난 자식

in #kr2 years ago (edited)

비가와서 버스를 탔다. 앞에 한 아저씨가 먼저 올라탄다. 뒤에 왔지만 먼저탄다니 할 수 없다. 그리고는 하나 남은 자리에 디밀고 앉는다.

그러더니 이번엔 뭔가를 떨어뜨린다. 바닥에 땡그락 달그락 소리.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며 본인이 뭘 떨어트렸는지, 혹은 본인이 떨어트린게 맞는지 모를 옆얼굴이다. 그리고는 계속 주섬거린다.

바닥을 보니 뒷자석애 앉아있는 아줌마의 두 발사이에 100원짜리 동전 하나. 오라. 저것인가보다. 싶긴한데 줍기엔 애매한 위치.

그사이 아저씨는 계속 주섬거리고 있다. 아마 그 때쯤이면 자산이 떨어트린게 맞고, 그게 동전이라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는지, 주머니에 손을넣어 동전이 몇개인지 헤아리고 있는듯 했다.

정거장이 하나 지나 아줌마가 일어났다. 나는 얼른 허라를 굽혀 동전을 주웠다. 일어나니 내 눈앞엔 손을 내밀고 있는 아저씨. 캑, 눈치 한 번 오지네.
낼름 받아 챙긴다. 마치 받아야 할 빚이라도 받은듯.

어우… 이 자식아, “고맙습니다”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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