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嘆飮野店] 린

in #kr6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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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에선 린소주. '이제우린'이란 브랜드를 다시 '맑은 린'으로 바꿨다. 좀 찾아보니, 요새 제법 공을 들이고 있던 (4병 째 구매) '사락'과 마트에서 가끔 보이는 선양소주가 바로 이 회사. 맥키스.

1973년에 공주에 있던 금강소주란 회사를 중심으로 충청지역 무려 33개의 소주회사가 '금관주조 金冠酒造'란 회사로 출발했다. 곧 '선양 鮮洋'으로, 2013년에 맥키스로 바꿨다. 그리고 2020년에 사락이, 2023년엔 복고풍으로 선양이 출시되었다. 그리고 다시 선양으로 사명을 바꾼 듯.

선양은 아마 당시에 서울에서 유명했던 작명소인 '김용수작명소'란 곳에서 지어준 것이라고, 선양(鮮洋)과 정로(定露). '동서양에서 누구나 즐겨마시는 소주라는 뜻을 함축했다'라고 한 걸로 봐선, 아마 조선의 鮮, 서양의 洋이란 의미인 듯. 푸른색에 고래마크까지 썼으니, 뭔가 바다를 건너 세계로 뻗어나가는 이미지를 의미했던 것 같다.

1997년에 선양을 인수할 뻔 했던 두산이 1993년에 강원도 지역 소주회사인 경월을 인수하고, 1994년에 그린이란 브랜드를 만들면서 소주의 초록색 병이 표준화되었지만, 실은 이보다 한 달 정도 앞서 선양은 소주병 회사에서 대량으로 불량품을 받게 되었다고. 그러나 이를 대체할 수 없던 상황에서 선양은 초록병을 한 상자에 1-2개씩을 끼워넣었고, 이게 이벤트처럼 되어서 히트를 쳤다. 그러니까 경월그린이 소주에서 초록병을 공식화 했지만, 실제로 초록병의 시초는 선양이라는 사실.

이후 1998년 선양에서 만든 '선양그린'이 나와서 두산은 '경월그린' 브랜드를 따라했다고 소송을 걸어서 승소하기도 했다. 경월을 포함하여 2009년에 두산주류는 롯데로 인수되어 버렸으나 두산주류와 선양주조는 과거 소주를 두고 몇 차례의 얽힌 이야기가… 1997년에 두산이 선양을 인수했었다면, 지금쯤 선양은 그냥 롯데주류가 되어버렸겠지.

참고로 지금 유명한 술들, 처음처럼, 클라우드, 크러시, 새로, 백화수복, 청하, 설중매, 레몬진, 요리주 미림, 경월, 순하리...죄다 롯데주류… 지역사랑 하려면 린 열심히 마셔야겠네 애고…


*선양주조 홈페이지
대전사랑 오투린 이야기(1)
서울생활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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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선양 소주의 역사를 잘 알게 되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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