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금수저인가?

in #kr6 years ago

황소자리 대만계 미국인 J의 목소리와 얼굴을 드디어 확인했다. 키도 크고 몸집도 있는데 목소리가 생각보다 높아서 좀 놀랬다. 퇴근길에 차 안에서 영상통화를 하는데 어둠 속에서도 그의 얼굴이 보여서 기뻤다. 역시 얼굴은 남자다운 얼굴.

솔직히 닥터에게 속은 적이 있어서 바다 건너편의 그와 영상통화를 한다는 사실이 망설여져서 그와 밝은 내용으로 통화를 해야하는데 너가 왜 나랑 말하는지 모르겠어...왜 거기서 여자들 안 찾니? 이렇게 대화를 시작해버렸다.

"난 미국에 계속 있지 않아. 아시아에 자주 가는 편이고 이번에도 아시아에서 돌아온지 두달 밖에 안 됐어."
"아시아? 대만 말하는거야?"
"주로 대만이지만 일본에 항상 가. 여자형제(sister 여동생인지 누나인지 모르겠다...) 집도 오모테산도에 있고."
"집? 여기서 사는거야?"
"아니 사는건 아니고, 할아버지도 일본에 집 하나 있어."

헐, 금수저. 청담동보다 더 부티나는 오모테산도에 별채라니. 그는 투자사업을 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가족사업이란다. 이건...바로...요새 흥행하는 Crazy Rich Asians의 스멜이 났다.

이제 거의 한달 째 그가 꼬박 꼬박 정말 하루도 걸르지 않고 말을 시켜온다. 아니 금수저 남자가 뭐가 아쉬워서 바다 건너편의 여자에게 메세지를 보내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난 이미 이상한 남자들에게 데어서 그에게 마음을 쉽게 열지 않고 있지만, 일단 그는 안정적이고 항상 말을 걸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요새 정말 직장에서 이런저런 일로 데이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서 정말 체력이 바닥이 났다. 돈도 안되고 시간만 뺏기는 일들을 좋은 일이라고하고 나만의 시간을 잘 가지지 못했다. 이번 주말에 태국에서 남자동창이 동경에 오는데 이 놈은 갑자기 파이널 판타지 피규어를 우리집에 착불로 배달시키면 안되냐고 부탁해 왔다. 지긋지긋하다. 부탁만 하고 나를 위해 아무것도 안 해주는 인간들. 난 슈퍼우먼이 아니다.

정말 미국 가는 계획을 짜지 않았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빨리 LA로 가서 LA LA Land를 찍어야한다고!!! (with happy ending)

J를 만나기까지 정말 최대한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건강을 회복하고 예뻐지고 쉴드 칠 수 있는 귀찮은 것들은 다 치고 싶다.
하나님,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셔서 해봤는데 진짜 힘드네요. 착한 일 많이 했으니까 제발 크리스마스까지 남친을 만들어 달라고요. 저도 행복해지고 싶어요!!!!

The miracle better happen by end of this year...seri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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