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차 부부가 사는 이유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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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년차 부부는 의리로 산다. -0 -

어느날 아내로 부터 온 위의 카카오톡를 받고 빵터졌다. 힘들게 아기 낮잠 재웠는데... 내 웃음소리를 듣고 깼다. ㅠㅠ 전체 내용을 보면 재미있지만 아내의 "내가 여보랑 왜 사는지 알아요?" 라는 질문을 처음 보았을 때는 만감이 교차했다. 장난스럽게 대답했지만 짧은 순간 진지하게 고민했다. 내가 아내와 함께 사는 이유를 우리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부부란 무엇일까? 결혼은 왜 하는 걸까? 보통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니까 해보라는 말도 하고 예전에는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로 합쳐지고 깨지않겠다는 언약이었지만 요즘 시대에는 결혼이 약속이라는 말도 무색하게 이혼율이 높다.

아내를 처음 사귀던 해에 지하철역에서 결혼하자고 진지하게 고백했다. 아내는 장난으로 여겨서 웃으며 넘겼지만 난 정말 진심이었다. 아직 서로에 대해 자세히도 모르던 그때 난 무슨 생각으로 프로포즈를 했던 것일까?

(회상씬)

아직 겨울의 찬바람이 가시기 전인 늦겨울 여자친구를 바래다 주려고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결혼하자"

"응?"

"우리 올해 결혼하자"

"무슨 소리야?"

"아니, 앞으로 결혼할테니까 빨리 결혼하는게 좋잖아."

"내가 왜 너랑 결혼해? 언제 헤어질지도 모르는데"

"어? 나랑 헤어질거야? 나랑 결혼하기 싫어?"

"아니, 그게 아니라 아직 사귄지도 얼마안됬고 계속 헤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잖아."

"그래 그럼 내년에 결혼할까?"

"적어도 3년은 지나야지 3년 후까지 우리가 사귀고 있으면 생각해볼께"

"와, 정말? 3년만 지나면 돼?"

"아니,아니,아니, 5년, 5년은 지나야돼."

"5년!? 콜! 약속했다!? 5년 금방지나지."

그렇게 풋풋했던 결혼 약속은 정말 5년이 지나서 지켜졌다. 중간에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고비들이 있었지만 함께 하나 둘 넘어온 것 같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정말 많은 어려움들이 닥쳐왔지만 둘이 힘을 합쳐서 견뎌나가고 있다. 함께라는 사실이 큰 힘이 되고 기쁨이 된다.

사실 아내에게 감사한 점이 참 많다. 여러모로 부족한 나와 결혼해주었다는 것 부터 지금도 풍족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전혀 불평불만없이 남편을 믿어준다는 것도 참 고맙다. 신혼생활을 시부모님과 함께하고 그리고 분가해서 작은 집에서 다시 시작하고, 많지 않은 소득에도 절약해서 차곡차곡 저금도 하고, 차가 없어서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누비는 것까지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고 누군가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아내는 한번도 부족하다고 불평한적이 없다.

처음 결혼 허락을 받으러 아내의 집을 찾아갔을 때 흔쾌히 허락해주신 장인 장모님께도 감사하다. 내세울 것 하나 없고, 이름모를 작은 회사에 다니는 젊은이에게 귀한 딸을 준다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다. 어쩌면 내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결혼 허락 받는 것은 어렵다는 선입관이 생겼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결혼이 무엇인지, 부부가 무엇인지 정의내리긴 어렵지만 결혼은 약속이고, 함께함인 것 같다. 그 약속을 지키기위해서 의리도 필요할 테고, 대화도 필요하고, 사랑도 필요하다. 가끔은 다툴 때도 있겠지만 늘, 항상 함께하겠다는 그 약속을 기억한다면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다.

아내는 내게 최고의 친구이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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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페이아웃이 되지 않아 다행이네요ㅎㅎ
잘 읽었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

첫 번째 보상을 받으셨네요 ~ 좀있으면 다음 보상도 ~ ^^
축하드려요 ~

ㅎㅎ 17년차 부부 저희는 결혼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산답니다. 원래부터 평생 같이 살아온 것 같은 기분이죠~

아내는 내게 최고의 친구이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아내 분이 꼭 이 글을 보셔야 하는데 말이죠. ^^
지금처럼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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