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웃겼던 일.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나요?"

in #kr7 years ago

35151725_1651407354912457_310441301306769408_n.jpg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매슬로우의 6대 욕구 피라미드를 생각하기 전에 저는 저 3가지가 행복의 바탕을 이루는 아주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전 잘 먹고, 잘 자고, 잘 쌉니다. 아니, 잘 쌌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잘 못싸기 시작했어요. 이유는 아마 똥을 싸고 있을때 아빠가 보고 싶다고 혹은 자신도 똥이 마렵다고 화장실 문을 벌컥벌컥 열고, 똥 싸는 아빠를 일으켜세우고 본인이 변기를 차지하는 사랑스런 아들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계속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사실 병원가는데 참 귀찮은 일이잖아요?

어제는 마음을 굳게 먹고 비뇨기과를 찾아갔습니다.

부드러운 미소의 의사선생님께서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나요?"

라고 물으셨고, 전 당당하게

"항문이 찢어진 것 같아요."

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항문의 이상은 비뇨기과가 아니라 항문외과 혹은 외과를 가셔야 한다고 하는거에요!!!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용기를 내서 길 건너 항문 전문외과에 갔습니다. 병원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대기실에 30명은 족히 될 것 같은 할머니들이 앉아계셨어요! "헉!!"

간호사분께서 저를 보며 말했습니다.
"어서오세요. 어디가 아프셔서 오셨나요?"

저는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항문이 아파서 왔어요."

그러자 일순간 간호사 분들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니 왜? 여긴 항문전문외과인데? 항문이 아파서 오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그리고 일사천리로 엉덩이를 벗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검사를 하시곤 "아, 별것 아니네요. 약간 찢어지고, 약간 치질이에요. 약 드세요."

"아... 그럼 괜찮은건가요?"

"네, 뭐 수술할 정도도 아니고, 약 드시면 되세요."

그러니까 의사선생님에게는 별 것 아닌 수준이 평생을 쾌변으로 살아온 제게는 너무나 불편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약국에 가서 진단서를 내고 약을 기다렸습니다.

"솔나무 손님, 약나왔습니다. 어...그게... (소곤소곤) 이 약은 치질일때도 먹고, 다리에 부종이 생길 때도 없는 혈관약인데요..."

"아, 저 치질이에요."

"(다시 소곤소곤) 아.. 그러니까 이게 치질일때도 먹지만 하체혈액순환 개선에도..."

"아뇨, 저 치질 맞아요."

"아, 그러시군요. 약 드시면 나으실 거에요. 하하하."

약사분은 손님을 배려하기 위해서 조용히 말씀해주셨던 것 같은데, 제가 너무 태연하게 치질이라고 해서 분위기가 웃겼습니다. 아픈거지 부끄러운 일은 아니잖아요.

하아... 그런데 약을 먹으니 전 가슴이 두근거리고 위장장애가 와서 약을 못먹겠더라고요. ㅠㅠ 에혀...

앞으론 매운 것도 안먹고 부드러운 것 위주로 먹고 오래 앉아있지 않아야 겠습니다.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죠.

어제는 금릉해수욕장에서 모래놀이를 했어요.
오늘은 토이스토리4를 보고 왔습니다!

트리블 에이 사이트에 리뷰써야겠네요!! ㅎㅎ

Sort:  

술 드시지 마시고 약 잘 드셔요.
경험 입니다. ^^

아, 저 술 잘 안마시는데.. ㅠㅠ 거의 안마시거든요.

약은 먹으면 과민반응이 있어서 고이 접어두었어요. 심장이 너무 심하게 뛰어서요.

솔나무님 이 글을 읽으며 유쾌해져버렸습니다.
당당히 말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ㅁ; 모두 본 받아야 해요

빨리 낫고 건강하시길 그리고 다시 쾌변의 시대로 돌아오시길!

네, 전 1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소중한 동고 인걸요!!!!

쾌변 기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물님!! ^^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77
BTC 63491.16
ETH 1663.62
USDT 1.00
SBD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