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적2 - '김성곤의 영화기행'
김성곤 / 효형출판
이 책은 꽤나 오래된 책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2002년 초판본이니까 17년이 거의 다 된 셈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영문학자인 김성곤 교수다. 그런 만큼 문학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예상되지만 그게 아니다. 그는 영화를 문화적, 사회적 현상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는 영화에 깔려 있는 사회적, 문화적 코드를 끄집어내어 영화를 해석한다. 약간은 현학적인 문체가 있어서 그게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매우 충실하다.
이 책에서 그는 주로 헐리웃 영화를 비평한다. 영문학자로서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은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헐리웃 영화는 대표적인 상업 영화로 꼽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상업적이라고 해서 심오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문화적인 코드를 상업적으로 잘 녹여 냈다는 평가가 더 정확할 것이다. 헐리웃 영화에 대한 그의 탁월한 분석은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어찌보면 매우 극단적인 상업주의 영향 속에서도 나름의 문화적 코드를 영화에 녹여내서 보여주는 것이 헐리웃 영화이기도 하다. 간혹 작가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헐리웃영화를 무시하는 경우를 보곤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넌센스라고 본다. 그래서는 현실적인 동력을 얻을 수가 없다.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영화는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쯤은 아마도 절판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해석에 대해 한 수 배우고 싶다면 도서관 한 구석에 있을 법한 이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