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싫다 . 1탄친구엄마가 내뺨을 때렸다.

in #kr6 years ago

나는 어릴때 인기가 참 많았다.
이성친구뿐만 아니라 동성친구들에게도,
학교 선생님과 동네 아줌마 한테도 인기가 많았다.
내가 생각해도 참 예뻤고 성격도 밝았다. 낯가림도 없었고
무서운 어머니덕분에 예의바르게 자랐고,
천사같은 아버지 덕분에 순하고 착하게 자랐다.
그건, 중학교 가기 전까지 였던거 같다.

나는 고향이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이다.
논현동에서 태어나서 4살쯤 도곡동으로 이사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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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부자가 아니다.
작은 아파트, 13평쯤 될거다.
지금은 사진처럼 타워팰리스나 높은 건물이 많아졌지만
어릴땐 5층짜리 도곡아파트가 60동이 넘게 있었다.
그 도곡 아파트는 지금 도곡렉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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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재개발 진행중에 팔고 이사했다.
갑자기 짜증난다 ...

어쨌든,
중학교 2학년때까지 그집에 살았는데
초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그집이 작은줄 몰랐다.

6학년1반.
중학교 배정 발표하는 날이였다.
제발 친한 친구들이랑 같은 학교 가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히 빌었지만.
일부러 기도를 안들어주신것 처럼
나만 , 나혼자만 , 남녀공학에 가게 됬다.
다른친구들은 나를 엄청 부러워했던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나는 너무 싫었다.
나 혼자 가는게 싫었고
교복이 자주색이라 더 싫었고
부자가 많은 학교여서 싫었고
초등학교 보다 조금 더 걸어가야한다는게 너무 싫었다.
그래도 별수 있나,
적응해야지...

중학교에 진학했다.
매년 바뀌기는 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명성의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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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검색해 봤더니 역시나 최고였다..
.

나는 입학과 동시에 많은 친구들을 사귈수 있었다.
특히 3학년 선배 오빠들이 반으로 구경도 왔다.
팩트다.
입학하고 바로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난다.
우열반을 따로 수업하기 위해서다.
매번 시험으로 바뀌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다.
학원을 다녀야 했는데,

원래는 한X학원에 다니려고 했지만
학교 친구들이 대치역 에 있는 학원에 다니는 친구가 몇명 있었다.
엄마한테 나도 그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학원비가 엄청 비싸지 않았을까 ..
왜냐면,
종합반이 아니라 단과반을 등록시켜주셨기 때문이다.
같은 반 친구는 종합반에 다닌다고 했다.
그 친구도 성격이 참밝았고
돈이 많아서 맛있는거 많이 사줬다.
P 라는 친구다.
이 친구가 어느날 집으로 놀러오라고 했다.
엄마한테 허락을 받고 P 의 집에 놀러갔다.
집이 엄청 컸고 쇼파나 티비도 비싸보였고
방도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P 의 어머니는 나를 아주 반갑게 반겨주셨다.
점심을 먹으라며 식사를 챙겨주셨는데
떡국을 끓여주셨다.
떡이.. 몇개 안된다.
굉장히 쇼킹했다.
우리집은 엄청 큰 냉면 사발에 주는데
정도 없네.. 라고 생각했다.
궁금해서 친구에게 물어봤다.

엄마가 발레리나 라고 했다.
아.. 먹으면 살쪄서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솔직히 맛도 없었다.
떡국을 먹는데 P의 어머니께서 어디사냐고 물어보셨다.
그리곤, 아버지뭐하시노, 어머니는 뭐하시노,
이딴거 물어보시면서 내가 대답할때마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셨다.
집에가야겠다..

나는 너무 어린나이에 눈치보는 법을 알게 된거 같다.

몇일 후 P와 친한 A 라는 친구에게 이상한 소릴 들었다.
P 의 어머니가 P 에게 나랑 어울리지 말라고 하셨단다.

우리집이 부자가 아닌것도
우리 부모님의 직업이 맘에 안들었구나....
기분이 상했지만
착한건지 여우같은건지
P는 나에게 아무내색 하지 않고
자꾸 내 옆에서 찰싹 붙어다닌다.

학원에서 수업끝나고 집에가려고 가방을 챙기는데
종합반 수업을 듣는 P가 같이 집에가자고 우리반으로 왔다.

그날은 그 이야기를 듣고 몇일이 지난 후 였고
P가 싫진 않았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밖으로 50m 쯤 걸어갔을까..?
엄청 키크고 잘생긴 남자애가 친구를 한명 데리고
우리앞을 가로막았다.
그러더니 나에게 편지를 준다.
집에 같이 가도 되냐고 물었다.

진짜 잘생긴 친구였다.

옆 중학교에 다니던 남자애였는데
누군지 알고 있었다.
어떡하지... 긴장하고 있다가 대답하려는 순간
내 뺨을 누군가 후려쳤다.
너무 세게 맞아서 넘어질뻔했다.
누군가 날 때렸다...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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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의 어머니였다.

p에게 소리치셨다.

엄마가 얘랑 놀지 말라고 했지!!
이럴줄 알았어!!
어디서 착한애 데리고 나쁜짓하고 돌아다니는거냐!
물흐리지말고 p 옆에서 떨어져라!
어린년이 벌써부터 남자를 알아가지고
한번만더 p랑 같이 있는데 보이면 너 진짜 혼날줄알아! 알겠어?!
라고 하시며
친구의 목덜미를 잡아 차로 밀어넣었고
그때 부자들이 타고다닌다던 뉴그랜저를 타고
그 자리를 떠났다.
04.jpg

나는 너무나 당황스럽고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 멍한 정신으로
집으로 걸어가는데 눈물이 났다.
집 근처쯤 와서 울던 얼굴로 집으로 들어갈수 없으니
세수할만한 곳을 찾자 하고 두리번 거리는 순간,
그 남자애가 저만치서 내 뒤를 쫒아오고 있던게 보였다.

그때 부끄러움을 느끼게 됬다.
너무 창피하고 , 너무 슬프고, 미치게 울고 싶었다.
그 남자애를 다신 보고 싶지 않았다.
왜..?
보면, 이 일을 기억하게 될거고
그럼 나는 또 슬프고 창피할거고..

세수고 뭐고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엄마가 무서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셨다.
왜.. 화가 난 표정이실까...
무섭다..

엄마가 , 나한테
다신 그딴년하고 어울리지 마!
너 맞았어?
이런 xxx 이 다있나! 라고 하시면서 욕을 하셨다.

내가 집에 오는 사이
p 의 어머니가 우리집에 전화해서
다짜고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며,
애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했다는거 같다.
그러자 엄마가,
내자신 걱정말고 너부터 가정교육 다시받고 전화해라
라며 받아치셨다는 동생의 진술이 있었다 ..

엄마가 부은 뺨에 얼음찜질 해주시고
특별한 날에만 먹을수 있었던 불고기를 해주셨다.

나는 학교를 옮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땐 그게 안됬다,
그래서 결국 학원을 옮겼지만,
그날 이후 학교도 싫고 선생님도 싫고 그 학교 친구들도 싫어하게 됬다.

그 친구는 그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난 받아주지 않았고 무시했다.
이 일에 단 한번의 사과도 받지 못했고
그러면서 난 삐뚤어지기 시작한다.

학교 다니면서 생겼던 일을 글로 옮겨봤어요.
지어낸 글 아니고 제가 직접 있었던 일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거짓이나 지어낸 이야기는 없습니다.

덧붙임.

제 주위에 유치원 선생님이 많은데
아이들 지도하다 보면 속상할때가 많답니다.
아파트 평수나 브랜드, 또는 차량 에 관해
유치원생 어린이들도 서로 호구 조사 하듯이 묻는답니다.
빕스나 아웃백 레스토랑이나 맛집다녀온거 자랑하고
외국여행 다녀오면서 너는 가봤냐 묻고,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됬는지 너무 속상합니다.

왜 강남이 싫은지,
2탄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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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얼척이 없네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 )

저보다 저희부모님이 정말 속상하셨을거에요.
언젠가부터 부모님들께선
저를 항상 기특하게 생각하시고
대견해하신답니다^^ 저도 맞팔 할께요.
좋은인연되길바래요♡ 감사합니다!!

필리핀에서 지금도 있는일입니다.
어느날 담임이 몇 아이들을 불러서 레스토랑 하는지 가게가 몇개냐? 이런걸 물어봤다는군요. 그중에 우리 아이는 끼지도 못했다하니 오히려 다행이었다 생각듭니다.
정말 그 그랜져 타던 싸구려 엄마는 인생을 어찌살았을까 생각드네요.
아픈기억 공유하시느라 고생했어요.
좋은 날만 있으리라 믿습니다 ^^

도대체 학교에선 그런걸 왜 묻는걸까요???
사실 2탄이 그런내용인데,
진짜 화가나네요!!
아휴... 요즘학부모님들 정말 스트레스받으시겠어요ㅜㅜ 상처는 이미 아물었어요.
매일즐겁게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격려와 응원댓글 가슴깊숙히 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전시골사람이라 흑흑

감사합니다^^
시골사람..ㅋㅋㅋ 저도곧지방으로^^

지방이 살기가 좋아요!

와 저런사람이 실제로 존재하구나...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저딴 쓰레기같은 마인드의 어른이 되었는지 놀랍습니다

덕분에 저는 더 큰 사람이 된거같아요.
그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은데
왠지 의문의 1패가 될듯싶어 참고있답니다ㅋㅋ
댓글감사합니다~♡

저도 역삼중학교,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스티머 입니다. 강남 8학군에서 졸업했고 부모님도 강남에 거주중이에요. 정말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지 상대평가 입니다. 그것도 돈으로 상대평가를 하더군요.. 남들은 강남산다하면 엄청 부러워합니다. 속내는 생각을 안하구요. "와 잘사네 잘사니까 한턱내" 그돈들이 부모님 돈이지 제돈인가요? 정말 공감되는 글입니다. 2탄기대할게요. 그리고 힘내라는 말보다 밋업때 뵈었으면 좋겠어요 ^^ 그때 서로 공감하면서 토닥토닥 해드리겠습니다!
p.s 초등학교도 도곡초등학교 나왔네요하하

어라!! 저 진달래아파트..ㅋㅋㅋㅋ
바로앞이 역삼중이였어요..대박!!!
저는대도초등학교요^^
나이가 비슷하면 알수도 있으려나..ㅎㅎㅎ
저는 주위사람들한테 그동네 살았다고
말안해요. 믿지도않고ㅋㅋㅋㅋㅋ
어쨌든 너무 반갑습니다.!!!^^
밋업!! 좋아요~! 기회되면 꼭뵈요!!!

진달래아파트... 저도에요 ㅋㅋㅋㅋㅋ 재건축하기전에 이사하긴 했지만 지금은 래미안아파트로 바꼈죠 ㅋㅋㅋ 와 신기해요 ㅋㅋ

와..아파트값..
아무튼 화이팅입니다!
왠지 슬퍼지기는 하네요..

또 여기서 뵙네요! 수고많으세요!

넵!!^^ 홧팅!! 입니다!!!
저는지금 없는 살림에도 엄청 행복하게 살고있어요!!슬퍼하지마세요ㅜㅜ

그런 부모 밑에서 큰 아이들이 커서 사회 지도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내 자식만큼은 아니었으면 하지만, 그 것 또한 힘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어쩌다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이 되었는지...
쇼윈도우 부부들, sns 에 자기 일상을 올리는 사진들,
더 보여주기 위함임을 우리 모두 느낍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임을 우리 아이들에게는 꼭 가르쳐야 합니다.
마음 아프게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여.

부 를 누리며 최고의 교육받고
최고의 환경에서 자란사람들이
모두는 아니겠지만 작은것에 기쁨을 알고
베풀줄아는 사람이 되긴 힘들지않을까 싶은 생각이 조심스레 듭니다. @banguri 님 말씀대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진정한아름다움임이라는 의견에 완전동의하게 되는 하루에요^^ 좋은하루되시고 , 감사드립니다^^

드라마는 우리의 현실을 순화해서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실이 더 드라마 같으니 말이죠.

동감합니다. 저에겐 큰상처로 남아있지만
오히려 앞으로 어떤 부모가 되어야하는지
깨닫게해준 경험이기도 하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다잊어버리세요~지금 아마 그사람들보다 sodaui님이
더~~~~행복하고 멋지게살고계실거에요~~^^

넵!!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아요!! 항상 응원댓글감사합니다!!

정이 있었던? 영동시장 모습이 떠오르네요. 🎥

영동시장.. 그안에 독서실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아, 추억이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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