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진(1)
첫째 아들이 방학숙제에 필요하다고 어릴적 사진을 달라고합니다.
앨범에서 사진을 꺼내주니 파일로 된 사진을 요구하는군요.
.JPG로 된 거 말입니다.
아하하. 아빠는 디지털 카메라 초창기 세대란다.
물론 사진이 잔뜩있지...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만 사용하지만...
서두를 꺼내고 찾아보니 하드에는 최근 이미지만 있고... 웹하드에도 회사 자료만 잔뜩...
어디있더라... 어딘가 있을 텐데... 한참을 뒤지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2004년에 백업한 cd입니다.
그런데... 이 컴퓨터에 씨디 플레이어가 있던가?
다행이 업그레이드 할 때 케이스와 odd는 그냥 있던거 사용해서 cd롬이 붙어있습니다.
그런데...
파일이... 열리지 않습니다. raw 파일...입니다.
최근 5~6년 동안 카메라를 방치하고 살아서 이미지 변환 프로그램이 없어서 대략 난감한 상황입니다.
다른 cd를 열어봅니다.
이번엔 뭐냐? TIF? 이건 또 뭐란 말인가... 코닥 카메라로 찍은 raw 파일 인건가? 아마도...
중학생 아들이 뭔가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날 보는 게 느껴집니다.
아들아... 그런거 아니다.
여기서 고민해봅니다. 로파일 변환기를 찾아서 일일이 변환해볼 것인가
jpg 파일이 있는 시디를 찾아볼 것인가...
어느쪽이 빠를 것인가... 일단 다른 씨디를 더 뒤져봅니다.
드디어 JPG파일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이 무슨 쓸데 없는...
이런 사진을 왜 백업까지 받아놨지?
이것도 아들이 찾는 사진이 아닙니다.
아들이 누구 사진이냐고 물어보는데...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해줍니다.
아들이 또 이상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냥 찎었다. 왜?
한마디 쏴붙여주고 다른 시디를 찾는데, 아들이 관심을 보이는군요.
뭔가 색감이 좋다고하는데... 그러고 보니... 나쁘지 않군요.
아... 기억이 납니다. 캐논 EOS5, 28-70, 코닥골드100... 악마의 기억력입니다.
어째 색감이 좀 다르다 싶더니... 필름 스캔이었네요.
2003~2005년 사이에는 필름카메라와 디지털 바디를 동시에 가지고 다녔던...
심지어 수동카메라도 하나 가지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저걸 왜 망원으로 안찍고... 이 또한 생각이 납니다.
선유도에서 디지털카메라의 배터리 방전, 필카에는 기본줌랜즈...
그림이 너무 좋아서, 망원랜즈를 바꿔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냥 50m 필카를 마구 눌렀던 것 같습니다.
이날 아마도 펜탁스mx로 찍은 흑백사진도 있을 텐데... 어딘가에... 쩝..
다시 cd를 찾아봅니다.
이건, raw파일과 jpg변환 파일도 같이 있습니다.
아들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아하하... 이런 사진도 있었군요.
기억이 납니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이었죠.
이영애님이 집 앞에서 "대장금"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수원시 남창동 - 화성행궁 앞에 살았거든요.
수백만원을 주고 산 200만 화소 코닥 dcs520, 시그마 구형 70-210 2.8 렌즈.
당시에도 희소한 바디에 희귀한 렌즈 조합이니
지금은 아마도 세상에 없는 조합의 카메라와 렌즈가 아닐까 싶군요.
포커싱은 느긋한 렌즈였지만, 동급 렌즈 중에 가장 저렴하면서도
발색이 좋아서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하던 렌즈였지만,
신형 디지털 바디에서 에러가 나고... 백통이 가지고 싶었고...
마침 곰팡이도 나고 해서 버렸죠.
그러거나 저러거나... 아들놈은 이 사진을 카피해서 자리를 뜹니다.
수십장의 cd가 거의 raw파일입니다.
왜 이랬을까? 틀림없이 변환하고 보정도 하고... 인화도 했는데...
왜 raw 파일만 백업해놨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이제 아들에게는 내일 사진을 찾아주겠다고 했습니다.
변환 프로그램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아들 사진은 내일 올려보겠습니다.
사진 좋아하는 사람 입니다. 고화질로 저장 하고 싶어서가 아닐 까 추측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