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젖
운명은 애미를 물어 뜯는다.
늙으면 제일 먼저 어미의 목덜미가 스러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처음에는 손마디가 그리고 목덜미가 무너진다.
기꺼이 제몸을 바쳐 자식을 먹여 살린 증표이다.
여인이 늙어서 온몸이 마른 낙엽이 되어도 마지막까지 유방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 부조화는 어미의 반항이고 저항이다.
세상의 어미들은 모든 것에 저항하고 항거한다.
세상 어떤 권력과 압제에도 굴하지 않고 운명의 여신에게도 결코 물러 서지 않는다.
세상의 어미는 유방으로 저항한다.
자식을 낳아 살리는 젖은 자연법칙에 저항하는 반항의 표상이다.
어미가 말라가는 배춧잎이 되어도 유방을 남긴다.
세상의 모든 암컷들은 망각하지 않고 자식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젖에게 헌신한다.
임무가 끝나고 해제되어도 유방은 끝까지 살아 남는다.
쭈글쭈글한 얼굴과 나무작대기같은 손마디만 남아도
그 젖은 죽음보다 무거운 침묵으로 이야기한다.
내가 너희를 먹여 살렸다.
늙은 어미의 젖이 쪼그라들면 그 때는 슬퍼해야한다.
마지막까지 세상에 남아 자식을 지키려고 했던 힘이 그리고 기적이 사그라지기 때문이다.
나무 껍데기같은 껍질만 남은 젖은 소리없이 외친다.
내가 너희를 키웠다.
힘없이 길게 축 늘어진 어미의 젖은 운명에 저항했던 위대한 투사의 표상이며 흔적이고 시신이다.
ㅡ 친구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