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코인 생태계에 대한 짧은 생각

작년 말부터 코인붐업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지게 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블록체인 기술이 좋기는 하지만, 어떻게 현실과 결합시킬 것이냐?

2. 현실에 존재하는 기업/조직들이 왜 기존 코인을 사용해야 하느냐?

이 두 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라는 것이죠.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블록체인 기술이 좋기는 하지만, 어떻게 현실과 결합시킬 것이냐?

코인 개발측이 발행하는 백서만 놓고보면 정말 화려하죠.

하지만 많은 코인들이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놀다가 사라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잭팟코인,스페인코인이죠.

2013~14년 땡글에서도 핫했던 잭팟코인은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활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지만 실제 도입되는데 실패하면서 잊혀진 코인입니다.

반면 리플코인은 중앙집중화라는 이질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외환송금에서 몇몇 은행들이 채택하면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덕분에 코인 개발자는 일시적으로 미국 부자 상위권에 들기도 했죠.

비슷한 예로 PIGS 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2013년 경 스페인 국민들에게 에어드랍해서 실생활에 사용되게 한다는 말로 이슈가 됐던 스페인 코인도 지금은 비슷하게 실생활에 적용되는데 실패하면서 사라졌습니다. 최근에 뉴스화됐던 베네수엘라 암호통화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는 쓸모없는 잡코인을 3사토시에 100만개 샀다가 30사토시에 팔면 10배의 수익을 거뒀다고 말할 수 있지만, 결국 후발주자에게 폭탄돌리기를 하는 것에 불과하니 코인-블록체인 생태계로는 마이너스죠.

1. 현실에 존재하는 기업/조직들이 왜 기존 코인을 사용해야 하느냐?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그리 고급기술이 아닙니다. 이미 깃허브 등에 벤치마킹할 코인들이 넘쳐나죠. 비트코인 플래티넘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1단계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기업/조직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왜 기존에 발행된 코인-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해야하느냐’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존 코인-블록체인 시스템이 수많은 개인지갑들에 거래원장이 분산되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거래원장을 기존 1개 서버가 아니라 분산 보관하는 100개의 PC를 운영하면 되는게 아니냐는거죠. 물론 보안성 측면에서는 수천~수만개의 개인 지갑보다는 불안하겠지만, 100개의 PC 중 51%를 동시에 공격하는데 한계가 있으니까 어느정도의 안전성은 확보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즉 기술이 매력적이라면 시스템을 새로 만들면서 같이 진행할 동업자(송금시스템이라면 은행, 부동산매매계약이라면 한국부동산협회)를 모집하면 되는거죠. 은행별 서버에 공동 원장을 분산보관하는 것이나, 부동산협회에 가입된 개별 부동산의 PC들에 지갑을 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결론 : 투자자라면 코인들이 가진 비전이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보고 투자해야됩니다. 예를 들어 코닥(이미지 거래 블록체인)이나 텔레그램(메신저 송금 블록체인)같은 것이죠.

어차피 2번 문제는 개인/개미들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조직/고래들이라면 지인들을 끌어모아서 시스템을 만들수도 있겠지만 개인/개미들은 그냥 각자가 보유한 코인이 올리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코닥처럼 현실적인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의 주식을 구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