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자전거 x 철봉의 겨울점퍼

in #kr7 years ago

#자전거가 잔거져  


아는 형이 새 자전거를 샀다고 예전에 타던 자전거를 준 적이 있다.
웬 떡이냐며 좋다고 받아왔다.
공짜로 생겼기에 돈 좀 들여 바퀴도 갈고, 브레이크도 갈고, 공기주입기도 샀다.
처음에는 내가 먹는 많은 칼로리를 이게 태워주리라 믿었다.
맘껏 맥주를 마셔도 배를 걱정할 필요가 없으리라 믿었다.
그게 가을이 끝날 무렵이었다. 

얼마 타지도 못하고 겨울을 맞이했다.
겨울 동안 이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나는 와이프의 허락을 간신히 얻어내어 트레이너를 살 수 있었다.  
좁은 집에 간신히 공간을 마련해 설치는 했지만  
예상과 달리 엄청난 소음 때문에 집에서 더이상 패달을 밟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내 자전거는 집앞에 방치되어 있다.  
봄이 오고 여름이 다가왔지만 더 이상 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처음에 타고자 했던 의지는 안타려고 하는 의지를 이길 수 없었다. 

와이프는 외출하고 들어올 때마다  
먼지만 쌓여가는 저 자전거를 보며 들어와야 했고
들어올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고 타박하였다. 

#점퍼가 매달려 


잔소리를 많이 들으면 반격할 거리를 찾게 된다.  
나에게도 하나 있다.
바로 내 철봉을 차지한 와이프의 겨울점퍼. 

치워달라고 그렇게 요구를 했는데도,  
장롱에 자리가 없다고 5월이 다가도록 저기에 걸려있다.
나도 저 점퍼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고 공격한다. 

 #적폐 청산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겨울점퍼는 나에게는 고마운 존재였다.
운동할 의지도 별로 없으면서 핑계거리를 제공해 주었고,
그래서 내가 치울 수 있음에도 그대로 방치해 둔 것이다. 

적폐청산 얘기가 올 대선 화두였다.
저 점퍼를 바라보니 적폐 청산이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상상이 간다.
하는데 힘들고, 귀찮으며, 핑계가 되고, 공격할 거리가 된다. 

적대적으로 적개심을 품은 적패거리의 적폐를 적게라도 줄이는 일 (라임) 

그 귀찮고 짜증나고 도움이 안될 수도 있는 일을 응원한다.
그리고 꼭 턱걸이 한번이라도 하길 바란다.

#스팀잇을 하니 괜히 점퍼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썰을 풀게 되네.

Sort:  

추천을 노린 이상한 점퍼 썰은 용서할수 없습니다.

나를 봐줘 한번만
Translated : look at me once

라임 너무 좋아요😄😄
적폐청산💪🏼

감사합니다! 벤티파워가 필요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6
TRX 0.11
JST 0.033
BTC 64107.21
ETH 3073.84
USDT 1.00
SBD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