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뽑은 <전쟁영화> 10선

in #kr7 years ago (edited)

평론가들이 영화를 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바로 ‘장르에 얼마나 충실한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쟁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거기에는 고증과 같은 현실적 요소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의 본질을 고찰하는 ‘철학’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고른 10선은 나름대로 이 기준에 근거한 영화들로 구성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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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부 전선 이상 없다(1930년작)
1차 대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독일의 한 학교에서 선생님이 애국심을 강조하며 참전을 부르짖는 연설과 함께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은 그에 열광하고 너도나도 참전대열에 합류합니다. 그러나 전쟁의 실상은 상상을 뛰어넘는 지옥 그 자체.
영화는 이 과정에서 때로는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으로 전쟁, 민족, 애국에 대한 실상을 낱낱이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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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년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작품을 기점으로 전쟁영화에서 본격적인 인물중심의 전개방식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도 이에 영향을 받아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를 잇따라 개봉하여 큰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현재도 전쟁영화하면 대표적으로 이 영화는 꼭 언급되는 만큼 상징적 의미에서 중요한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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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핵소고지(2017년작)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필연적으로 아군과 적군의 개념을 가지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하나의 조직 안에서 적과 아군을 구분 짓지 않는 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비폭력주의로 집총을 거부하는 의무병 ‘도스’입니다. 영화 [핵소고지]는 이 인물을 통해 같은 인물중심이라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극에 신선함을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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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덩케르크(2017년작)
저는 개인적으로 몇 년 전쯤부터 절대가치를 상정하지 않는 영화작품들이 주류로 올라서는 움직임을 보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그런 영화계의 사조가 한껏 달아오르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 대표적인 예로 해당 사조를 따라가기 쉽지 않은 전쟁영화에서조차 이런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가 담당하게 됩니다. 아군과 적군의 구도가 아니라 ‘생존’이라는 포커스에 맞춰 연출을 전개한 놀란의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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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핫코다산(1977년작)
[핫코다산]은 러일전쟁이 터지기 불과 2년 전인 1902년, 러시아군의 침공을 대비하여 일본군이 전개한 혹한기 훈련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지휘관의 오판으로 혹한기 대비에 소홀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아시아권에서는 추위를 단단히 대비해야하는 조직들(산악인, 군인 등)에게 교육용으로 이 영화가 종종 쓰이고 있다 합니다. 저도 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된 계기가 군 생활을 통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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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웰컴 투 동막골(2005년작)
보통 전쟁영화는전쟁의 어두운 면을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웰컴 투 동막골]은 분명 장르가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따뜻한 휴머니즘을 노래합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명작이라 생각되는 점은 그런 휴머니즘적 얘기를 하면서도 전쟁의 본질을 꼬집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극의 감성을 한 층 자극시켜주는 역할을 훌륭히 해냅니다. 웃음이 나오는데 슬프고, 가슴 따뜻한데 어딘가 아파지는 그런 영화를 원하신다면 웰컴 투 동막골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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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철십자훈장(1978년작)
[철십자훈장]은 나치군이 소련이 있는 동부전선으로 진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여기서 철십자훈장은 나치독일 시대에 최고의 훈장으로 취급되던 상징물입니다. 영화는 이 철십자훈장을 얻기 위해 전장으로 온 무능한 지휘관 스트랜스키 장교와 베테랑 슈타이너 상사의 모습을 대조하며 전쟁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 장비를 직접 유고슬라비아에서 공수해 와서 영화에 썼을 만큼 훌륭한 고증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밀덕’이 이 영화를 본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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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황산벌(2003년작)
전쟁코미디를 빙자한 명품 사극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을 추천합니다. 구수한 사투리와 조금은 없어 보일수도 있는 장군과 병사의 행동들. 하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탄탄한 고증은 ‘사실 실제 황산벌 전투는 이런 식으로 벌어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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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고지전(2011)
영화 [고지전]은 [택시운전사]의 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장훈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평론가들 사이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 중 최고에 자주 거론될 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의 사상전쟁을 넘어 전쟁 자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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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영광의 길(1957년작)
[영광의 길]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을 배경으로 참호전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던 영화 [덩케르크]의 특징 중 하나가 적군의 모습이 묘사가 안 되는 것인데, 사실 그 촬영기법의 원조 격은 [영광의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독은 이러한 제작방식을 통해 전쟁의 진짜 원인은 외부의 적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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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full history and war posting.
Thank you for share it. @shyuk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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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본 영화가 많네요. ^^
전쟁영화 Top10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고생하셨어요.^^
번외도 있다면~ 저는 플래툰에 살포시 한표 던져봅니다.

플래툰 이야기만 듣고 못 본 영화인데 나중에 한 번 꼭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ice blog man
Cek my blog or post
Sankyu

와 오랫만에 올리셨네요^^
영화평 올라오면 평보고 다시 영화볼라고 했는데, 평이 안올라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ㅎㅎㅎ
전쟁영화도 못본게 꽤되는군요.
시간되면 못본작품(너무 오래되지 않은것으로^^) 한번 봐야겠어요.

요즘 바빠서 포스팅을 통 못하고 있었네요 ㅠㅠ 무려 기다리고 있었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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