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in #kr7 years ago

올인1.jpeg올인.png

사진은 강원랜드에 있는 도박중독 방지 광고라고 하는데
도박하는 사람에게는 포기말고 더 꼴아박으라는 말로 보인다.


처음 카지노 갔던 이야기

카지노를 처음 가본건 프랑스 여행중 이었다.
마침 그날이 1월1일 새해이기도 했고
일행중에 카지노를 좋아하는 형님이 계셔서
신년맞이 행사를 카지노에서 하시겠다는거였다.
나는 카지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형님이 도박을 하지 않아도 가서 할게 많으니
같이 가자고 꼬셔서 새벽 아침이 밝아오기 무섭게
나도 형님차에 몸을 싣고 가게 되었다.

처음 카지노에 들어서면서 들었던 느낌은 화려하다.
새해이고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거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형님처럼 신년맞이 행사를 카지노에서
하고 있었고 형님은 나에게 50유로를 주시면서 1센트짜리로
바꿔서 놀라고 하시면서 게임룰을 잘 모르면 그냥 돌아다니다가
마음에드는 슬롯머신이나 돌리라고 하면서 본인 게임을 하러 사라지셨다.

형님 말대로 1센트짜리 코인으로 바꾸었는데
1센트짜리 동전을 주는게 아니라 카지노 코인으로 바꿔주는것이었다.
그 코인을 팝콘통 같은곳에 넣으니 꽤나 묵직했는데 이걸 들고
슬롯 머신 쪽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엄청 많은 기계들이 화려한 화면과 시끄러운 소리를 내려 돌아가는데
뭐가뭔지 잘 모르겠어서 다른 사람이 하는걸 구경해보니
내가 딱히 해야할일은 코인을 집어넣고 배팅액을 정한후
버튼을 누르거나 손맛을 느끼라고 기계 옆에 달아놓은 레버를 당기는게 전부다.
베팅이 맞으면 밑에서 동전이 우수수 쏟아지는데 그걸 또 넣고 당기고....
이제 나도 슬롯머신을 해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어떤 기계에 나의 운을
테스트 해볼까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을때...
갑자기 큰 팡파레 소리가 온 카지노에 울리더니 조명이 어두워지며
한 슬롯머신에 하이라이트가 쏟아지는거였다.
어느샌가 형님이 다가와서 저게 잭팟 터진거라고 하는데
그 금액이 무려 몇천만원이라는것에 놀랐고 1센트짜리
기계에서 그렇게 터졌다는데서 두번째 놀랐다.

아... 내가 저기서 할껄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나도 빨리 뭐라도 해야겠다
라는 마음에 한 기계를 선택하고 그 앞에 앉았다.
동전을 쓸어넣고 처음에는 기계 오른편에 있는 레버를 냅다 당기며
신나게 슬롯을 돌리고 있었는데 이것도 오래하다보니 노동이다.
레버 당기고 동전을 집어넣고 당첨 동전을 다시 회수해서 집어넣고
힘들어서 결국 레버 당기는건 그만두고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나마도 내 옆의 고수들은 오락실 아저씨들이 그랬던것 처럼
기타 피크 같은것을 버튼에 꽂아 알아서 돌아가게 해놓고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의 팝콘통이 점점 가벼워지고 이거 사기 아니냐? 뭐 이래?
라는 생각이 들때쯤 경쾌한 음악소리가 나왔고 동전이 마구마구 나왔다.
미니 잭팟이라는데 백몇십유로 정도 돈이 나왔던거 같다.
재빨리 동전을 챙겨 일어났다. 본전은 챙겨야지 라는 생각으로
50유로만큼의 동전을 다시 환전해서 주머니에 챙겼다.

돈을 따고나자 마음이 편안해지며 이제 카지노 주변의 모습도 눈에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료로 주는 오렌지 주스나 콜라도 마시고
간단한 간식도 먹으면서 와 여기 정말 좋은 동네구나... 라는 생각이들었다.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렇지 한쪽에서는 시간대별로 춤추는 댄서도 나오고
노래하는 가수도 나오면서 공연하는곳도 있어서 한참 구경을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보니 들고다니닌 돈통이 무겁고 귀찮기도 했고
본전은 챙겼으니 대박을 노려보자! 라는 마음에 다시 1센트짜리
기계로 돌아가서 열심히 슬롯을 돌렸지만 다 털리고 말았다.
아까 처럼 음악이 나오면서 뭔가 나올것 같은데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결국 그 자리에 앉아서 나머지 돈을 다 썼고 내가 일어나자 마자
고수의 느낌을 풍기는 한 중년 부인이 잽싸게 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돈을 다 쓴 순간 주머니 50유로를 바꿔서 더 돌리면 아까처럼 뭐가
터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으니 이게 바로 도박에 빠진다는 그런건가 싶었다.
순간 그냥 땄을때 다 바꿔서 돈으로 챙길걸 그랬나라는 후회도 약간 들었다.

다시 무료로 주는 음료수랑 간식거리를 먹고 공연 구경도 조금 하고나니
같이 왔던 형님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카지노가 워낙 넓어서 한참을 돌아다니고서야 형님을 찾았는데
그나마 동양인이어서 쉽게 찾았지 아시아였으면 못찾을뻔...
형님은 프로겜블러답게 테이블 게임을 하고 계셨는데
그게 블랙잭이었는지 바카라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너무 엄숙한지라 형님을 함부로 부르지도
못하고 그냥 뒤에서 카드 왔다갔다 하는거 칩 왔다갔다 하는거만
구경하고 서있었는데 형님도 뒤에서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를돌아보다
나를 발견하고는 왔냐고 물어보셨다.
자기도 조금 있다 일어날테니 조금만 더 구경하라고 하신다.

형님께 공연 구경이나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씀드리고 구경하다보니
형님이 오셨다. 나에게 신년운이 어땠냐고 물어보시길래
한번 큰게 터져서 땄을때 본전 환전하고 나머지로 더 놀다가 다 잃었다고
하니 잘했다고 하신다.
형님 운은 어떠셨냐고 물어봤더니 한 500유로 따셨단다.
카지노 안에 있을때는 시간 가는줄 몰랐는데
새벽같이 왔던 우리가 나갈때는 저녁시간이 다 되서 나왔다.
카지노에 가면 시간과 정신의 방처럼 시간개념을 잃는다더니 정말...
기계에서 소리나지 한쪽에서는 공연하지 화면은 화려하게 돌아가지
잠시라도 눈과 귀가 쉴 시간을 주지 않으니 시간개념도 날아갔었나보다.

형님 덕분에 무료로 연초부터 카지노 가서 슬롯이란것도 돌려보고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을 잃지 않아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만
순간순간 들었던... 좀 더 바꿔서 해봐? 라는 생각이 다시 들면서
도박중독은 무서울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적당히 즐기면 무료로 먹을것도 주고 마실것도 주고
공연도 해주고 하니 시간 보내기는 좋을것 같다는게
나의 첫 카지노 방문후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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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읽어보니 전 한 번 들어가면 못나올 것 같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저도 돈 걸고 하는 도박은 좋아하지 않아서 고스톱도 안치는데
카지노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구경하고 놀았습니다.

저도 강원랜드 몇번인가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처음 갔었을 때 카지노의 화려한 볼거리와 여러 게임들에 매료됬었습니다. 아무튼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강원랜드는 아직 가보지 못했어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출입가능한 카지노가 강원랜드죠?
서울에 카지노 여럿 있는걸 봤는데 그건 외국인 전용이라고 하더라구요.
카지노 가보니 굳이 도박 안해도 즐길거리는 많아서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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