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여행] 꽃의 도시 달랏에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도시 다낭까지(1)

호치민에서 3백만동 원화로 15만원정도에 구매한 2004 아틸라 스쿠터

이 스쿠터를 타고 호치민에서 달랏에 온지도 어언 한 달... 올 때 고생을 많이 한 탓인지 호치민으로 다시 가기는 싫었다. 마침 한국행 편도티켓을 알아보는데 호치민~인천행 티켓보다 다낭~인천행 티켓이 2만원정도 저렴했다.

"2만원이면 기름값은 나오겠구나"

거기다 달랏에 있을때 앞,뒤 타이어도 새로 갈아서 뭔가 본전을 뽑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달랏에서 다낭까지는 거의 700킬로미터정도여서 달랏~냐짱, 냐짱~꾸이년, 꾸이년~다낭으로 3일 코스를 짰다.

출발당일, 달랏에서 냐짱까지는 135킬로미터, 버스를 타고 두어번 온 적이 있는데 구불구불한 산악코스를 지나면 평지를 내달리는 코스였다.

느즈막히 일어나 한달을 머문 호스텔 스텝들과 빠르게 작별을 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전화가 울린다.

"I forgot give you your passport! sorry!"

여권 쓸일이 없어서 체크인할때부터 프론트에 맡겨놨는데 서로 깜빡했던것이다.

어느덧 시간은 정오에 가까워져서 조금 서둘러 가기로 한다.

화창한 날씨에 시골길을 달리니 기분이 날아갈듯 좋다. 다시 오기로 몇번을 다짐한다. 30분여를 달리다가 커피가 땡겨서 길가 커피숍에 들렀다. 일하다가 더워서 잠시 쉬러온 농촌청년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다.

산악도로이다보니 중간중간 산사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산악도로를 달리다보니 어느덧 구름이 잔뜩 꼈다.

허름한 전망대에 들렀더니 현지얘들이 한껏 멋을 부리고 사진을 찍고 있다.

갑자기 도로에 차들이 멈춰 서있어서 보니 바이케이트 앞에서 현지인, 나 같은 오토바이족들이 도로통제가 풀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그들과 함께 기다려본다. 10여분정도 기다렸을까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거의 동시에 도로통제가 풀렸다. 가면서 보니 낙석으로 도로가 막혀서 치우느라 통제했던것 같다.

산악구간이 끝나고 평지가 나오자 후끈한 공기가 나를 반긴다. 시간을 거꾸로 달려 가을에서 여름으로 온 듯 하다.

스쿠터도 식히고 내 머리도 식힐겸 나무그늘아래 주차해놓고 뒷자리 백팩에 기대어 휴식을 취해본다.

지루한 평지를 달리고 달려 드뎌 냐짱에 미리 예약한 호스텔에 도착했다. 처음 와보는 호스텔인데 생각보다 시설이 괜찮다.

옥상도 있겠다 햇볕도 잘들겠다. 잽싸게 입었던옷들을 빨아서 옥상에 널어본다.

냐짱은 이번이 세번째라 나름 익숙하다. 달랏에서 냐짱까지 오는 내낸 생각났던 이 것! 갔더니 역시나 사람이 많다.

2만5천동에 각종과일이 듬뿍 들어간 빙수를 파는 가게인데 현지인에게 인기가 좋다. 냐짱에 있을때는 왠만하면 매일 먹자.

내일 바로 꾸이년으로 가려고 했는데 호스텔이 깔끔하니 마음에 들어서 하루 더 있기로 한다.

PS
지금 베트남 다낭의 한 카페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