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펀드에 대한 몇 가지 단상>

in #kr6 years ago

농가펀드 모집에 대한 마지막 글을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이제 10분의 회원만 모집하도록 하겠습니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이번 글로 모집은 마무리 하겠습니다.
농가펀드 3년차를 맞이하여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함께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먹거리 운동의 새로운 방향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업이 자리잡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한살림이나 아이쿱과 같은 생산자-소비자 협동조합의 활성화라고 생각합니다. 유기농업 농부와 연대하는 소비자 즉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인 소비망이 확대되면서 유기농업도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농업은 전체 농업 규모에 견줄 때 여전히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생산자-소비자 협동조합을 포함한 유기농업 시장이 확대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먹거리 교류의 새로운 방향에 대한 고민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생협등의 조직이 커지면서 농부와 소비자의 인격적인 교류가 약해지고, 얼굴없는 농산물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은 수준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농부와 소비자의 이러한 형식적인 관계는 유기농업 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농사짓는 과정에 대한 이해, 농부의 땀방울에 대한 느낌이 빠진 농산물은 반쪽짜리 농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농부로서도 먹는 사람의 얼굴 그리고 식탁이 피부로 와 닿을 때 행복한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방향으로 개선책이 마련될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제안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조직을 잘게 나누자는 것입니다. 인연이 닿는대로, 취향이 맞는대로 농부와 직접 연대하자는 것입니다. 깊이 교류하자는 타이틀을 내걸고 농부와 소비자가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농장이 곧 식탁”임을 알고 있는 농부와 “식탁이 곧 농장”임을 마음에 새기고 있는 소비자의 만남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최혁봉 농가펀드 설문조사에서 “주변 농부들 농산물도 포함되면 좋겠다”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마을 단위의 농부들과 연대하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저 또한 마을단위의 생산자 단위를 염두하고 있습니다.
    저는 위에 언급한 방향의 농업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보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활동 또한 일정 정도 영향력을 파생하리라 생각합니다.
    2.새로운 운동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격려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골에 와서 농사지은지 4-5년 정도 되었을 때, 우리 마을이 친환경 농업단지가 되는데 앞장 섰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게 해주셔 상당한 면적의 논을 제초제 없이 농사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속될 수 없었습니다. 판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친환경으로 농사지은 쌀을 정부수매가로 똑같이 팔아야 하는 현실앞에 설득력을 잃고 친환경농업단지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유기농업 농부에게 소비자의 확보는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회원분들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큰 영향이 농부에게 미치고 있습니다. 농부가 옳다고 여기는 자연주의 철학에 기반한 농법을 지속할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추구하는 작은 농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힘이 됩니다.
    농사지으면서 살림이 빠듯한 것이 사실이지만 저도 몇 군데 후원 회원으로 가입한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저의 정치적, 사회적 가치관과 맞는 단체들로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데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믿기에 함께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농업과 안전한 먹거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기농업의 새로운 운동을 지지하는 분이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혁봉 농가펀드>와 함께 해주십시오. 농가펀드 형식의 농업 경영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닙니다. 최소한 10년 정도의 다품목 농사 경험은 가지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깊은 신뢰 가운데 지속적으로 함께하는 회원 확보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월 2만원의 후원으로 건강한 먹거리도 누리시고, 새로운 유기농 운동의 마중물이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8 최혁봉 농가펀드 회원모집을 시작합니다>
    지난 14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주로 농부의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것이 만만치 않은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는 농사를 짓다가 농기계 사고등으로 세 번이나 죽을 뻔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짓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농부의 자율적인 삶의 방식이 저와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농사짓겠다는 원칙을 고수해 오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외래 병충의 유입에 속수무책으로 수천평의 매실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매실 과수원은 지금 폐원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키위는 무투입 농법의 완성단계에 도달했고, 밭농사도 최소한의 간섭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농사짓겠다는 원칙에 경험이 더해져서, 안전성 뿐 아니라 맛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농산물 판매에 있어서도 판로가 열리고 있고 단골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가장 긍정적인 마음이 생성되는 거래방식은 <최혁봉 농가펀드>입니다. 올해로 3년 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펀드 회원을 정해놓고 농사를 지으니, 이전 농사와 마음이 다릅니다. 그냥 식구들 먹일려고 농사짓는 기분입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의 얼굴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행복한 농부의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대를 이어서 먹거리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감정이 농부의 마음을 매우 안정되게 붙잡아 주고 농사에 대한 집중력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농가펀드 회원들과 더 재미있는 농사를 지으려고 합니다. 함께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올 해도 20만원의 펀드를 제공받고, 22만원의 제철 농산물을 보내드리는 방식입니다.
    -펀드 금액의 10%를 추가해서 농산물로 되돌려 드립니다.
    -현재 보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는 농산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구마, 골드키위, 감자, 옥수수, 녹미, 흑미, 들기름, 들깨가루, 고구마묵, 키위주스등으로 직접 농사지은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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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시도 농민분들께 큰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응원합니다!! 팔로하고 종종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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