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잇의 무의식] 갑을관계의 게임학 2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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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사회에는 권력관계가 존재하기 마련이야. 즉 위계적 관계가 존재한다는 거지. 적어도 지금까지의 우리가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사회는 그래. 어쩌면 인간이 진화의 역사 속에서 권력적 위계는 진화의 선택압을 견디어낸 심리기제인지도 몰라. 문제는 그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만 위한 것이 될 때야.. 즉 권력중독이 발생할 때. 이를 일러 갑을관계라고 우린 불러.

인간의 마음이 마냥 합리적이라고 하면 갑을 관계가 발생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지도 모르겠지. 비록 자신에게는 불리하더라도 갑이 떨구어 주는 조그마한 이익이라도 취하는 게 맞기 때문이야. 이를 알아보기 위한 게임이 있어. 과연 인간이 (고전) 경제학에서 상정하듯 합리적인 이기적 존재일까.


최후통첩게임 : 여기 100만원이 있고 제안자와 응답자가 있습니다. 제안자는 응답자에게 어떤 비율로 돈을 나눌 것인지 정할 수 있습니다. 즉 자기가 70만원가지고 응답자가 30만원 가지거나 혹은 자기만 100만원 가질 것인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응답자는? 응답자는 아무런 권리가 없진 않습니다. 이게 독재자 게임과 다른 점입니다. 응답자는 상대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거절한다면 둘다 돈을 못 받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만약 인간이 마냥 합리적이라면 을은 돈을 받는 게 유리할 거야. 즉 제안자가 99만원을 갖고 1만원을 갖더라도 받아들이는 게 이익이라는 거지. 왜냐면 자기는 1만원이라도 갖기 때문이야. 그러나 보통 실험을 하면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면 받기를 거부한다는 거야. 즉 자신이 못받더라도 말야. 말하자면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불공평하게 배분한 제안자를 처벌하고 싶어한다는 거지. 그게 진화적으로 습득된 심리기제야. 본능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러면 게임이 반복될수록 제안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반응을 고려하게 되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이익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야. 이것도 문화에 따라 다르긴 한데 산업화된 나라에서는 약 44%를 나누고 싶다고 제안해. 반면 페루의 마치겡강족은 25% 정도 제안해. 그러나 파라과이나 아체족이나 인도네시아의 라멜라라족은 50%가 넘는 금액을 제안해. 이들은 자신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이익이 더 크다는 걸 알고 있는 거겠지. 그렇게 해야 집단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습득한 것일거야. 어느게 옳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어도 개인과 집단의 생존을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배분정도가 달라진다는 거지. 즉 유동적인 정의감이라고나 할까.

중요한 건 을의 연대야.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권력에 중독되기 쉬워. 그런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을이 연대하면, 최후통첩게임에서 보듯이 갑의 횡포를 막을 수 있다는 거야.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 "아, 그렇게는 안 했을 거에요.” 그렇지만 모르는 일이에요. 진짜, 진짜로 그렇다니까요. 모르는 일이에요.
(It's easy for you to say, "oh, I wouldn't have acted that way." But you don't know. That's-that's the truth. You don't know.)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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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갖고 무언가 독점하려는 성향은 우리 유전자 속에 녹아 있는듯....
지금 생존하는 사람들 중에 살인자 학살자의 피가 흐르지 않는 사람은 없어. ㅠㅠ 이타심도 욕심도, 학습욕도, 종교성도 모두
이기는 종족들의 습성이래

응 맞어. 그런 만큼 협력의 DNA도 이긴 증거지. ^^ 즉 선택압에 견딘 건 권력 중독도 있지만 협력중독(?)도 있는 거.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니 쉽지 않네...

그렇지..그래서 갑을의 관계에서 을이 이기기 위해선 연대가 필요하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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